구매한도 폐지·리오프닝 기대감에도 웃지 못하는 면세업계

2022-03-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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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면세점]

면세점업계가 이달부터 도입된 구매한도 폐지와 리오프닝(경기재개) 훈풍에도 여전히 웃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대로 사드 배치가 추가로 이뤄진다면 2016년 겪은 '사드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에게 적용되는 면세점 구매한도가 43년 만에 폐지돼 영업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관광국이 여행객 격리 면제에 나서는 등 ‘포스트 코로나’를 서두르고 있어 그간 끊겼던 내국인 관광 수요도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면제점, 내국인 대상 대규모 마케팅 박차
면세업계는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본점의 뷰티 브랜드를 확대하면서 매장을 개편했다. 뷰티 브랜드를 200여개에서 240여개로 늘리고 이 중 K뷰티 브랜드를 106개로 확대했다. 가치소비 추세를 반영해 비건 및 클린뷰티(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배제한 화장품) 브랜드도 선보인다. 올해 1월 향기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106% 늘어나는 등 추세를 고려해 다양한 콘셉트의 향 브랜드도 대거 입점한다.

고객 편의에 맞춰 매장도 변신한다. 명동점 10층 외 11층까지 매장을 확대하고, 신규 K뷰티 및 향수 브랜드의 팝업 체험존 등을 운영한다.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에서도 ‘백화점 VIP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백화점과 멤버십 제휴를 맺고 각 사의 VIP 대상 혜택을 교차 제공한다. 또 면세점 VIP 회원은 신세계면세점 온·오프라인 매장 제품 구매 시 최대 20% 할인 등의 혜택을 받는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지난 7일부터 내국인 대상 대규모 증정·할인행사를 시작했다. 베르사체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대 80% 할인하고, 서울·부산 시내점에서 하루 55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이달 19일과 26일 출발하는 무착륙 관광 비행 탑승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다만 면세 한도가 600달러로 그대로 유지되면서 실질적인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내국인 면세 한도 상향 등 실질적인 추가 지원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코로나로 조금씩 풀리고는 있지만 (관광 수요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의 궤도로 회복될 때까지 면세 한도 상향 등 추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 [사진=연합뉴스]

 
"또 한한령 덮칠라'…사드 추가 배치 '우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내세워 면세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자칫 한한령 부활로 지난 2016년 사드 사태 악몽이 재현될까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반발과 한한령 조치로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커가 크게 감소하면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한한령으로 2016년 806만명에 달했던 중국인 입국자수는 사드 보복이 시작된 2017년 416만명으로 줄었고 2018년에도 478만명에 그쳤다. 면세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2017년 영업이익은 24억7100만원으로 1년 전인 2016년의 3301억원보다 99.2% 급감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공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의 매출은 17조8333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의 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71.7% 수준에 불과하다.

업체들은 다이공 유치를 위해 높은 알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데다 다이공 위주 판매로 브랜드 가치 훼손을 우려한 루이비통·롤렉스·샤넬 등 명품 브랜드들마저 면세점에서 발을 빼면서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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