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적어도 세 곳의 기관장은 즉각 교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기관장을 일괄교체해 국정장악력을 제고하기보다는 임기 만료 등으로 교체가 시급한 인사만 우선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인 셈이다. 동시에 윤 당선인은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 정치권과의 협치 및 여야 통합에도 신경 써야 한다.
지난 2020년 7월 말 임기를 시작한 박지원 국정원장은 새 정부 출범 직후 옷을 벗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현행법상 국정원장 임기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박 원장 임명과 동시에 내린 대북 접촉 특명을 감안하면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국민의힘이 대선 기간 문제 삼은 국정원 서버 교체 문제를 또다시 쟁점화할 수도 있다. 박 원장 후임으로는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박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5대 권력기관장 중 가장 먼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6월 말이면 임기 2년을 모두 채우기 때문이다. 후임으로는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 진교훈 경찰청 차장, 최관호 서울·최승렬 경기남부·이규문 부산·유진규 인천경찰청장, 이철구 경찰대학장 등 7명의 치안정감 계급 인사가 하마평에 올랐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상 경찰 승진은 바로 하위 계급 공무원 중에서 가능한데, 경찰청장인 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 치안정감이다.
윤 당선인이 감사원장과 검찰총장을 교체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우선 최재해 현 감사원장은 지난해 11월 업무를 시작해 4년 임기 중 반년도 채우지 않았다. 거론되는 후보군도 없는 상황이다. 김오수 현 검찰총장도 지난해 6월 임기를 시작해 내년 5월까지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총장의 유임 또는 자진 사퇴 가능성을 점친다. 윤 당선인이 김 총장을 직접 밀어낼 경우 '제2의 윤석열'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