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당선 소식을 전하며 "윤 당선인이 한·일 관계를 조기 개선하는 데 의지를 보이고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는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강조하면서 '김대중-오부치 2.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원활해야 한다면서 한·일 양국의 '셔틀외교' 채널을 조속히 열 것이라고 한 발언에 주목했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목표로 하는 1988년의 21세기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김대중 대통령-오구치 선언)의 정신을 되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지지통신 등 여타 일본 언론들도 역시 윤석열 당선인이 한·일관계 현안을 한꺼번에 타결하겠다고 밝혔다며, 빠른 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았다. 교도통신은 그간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취임 직후 바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겠다고 공언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권 교체를 계기로 한·일관계가 단번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지통신은 윤 당선인이 속한 국민의힘당에 대일관계에 익숙한 전문가나 전 고위 당국자가 많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윤 당선인은 한꺼번에 타결하겠다는 발언 외에 구체적인 해결책을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 관계자 역시 "현안 해결을 낙관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윤 당선인이 “역사·주권 문제로는 당당한 입장을 견지한다”고 주장한 만큼, 독도 문제 등에 대해서는 여·야당을 불문하고 양보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역시 유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일 관계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역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조속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 "당선을 환영한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서는 건전한 한·일 관계가 꼭 필요하다"면서 "아직 윤 당선인과 전화 회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양국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역사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시다 총리는 악화한 한·일관계를 방치할 수 없다면서도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라면서 "이 같은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반해 양국이 다시 건전한 관계를 가지도록 한국의 새 대통령, 그리고 새 정권과 긴밀한 의사소통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생각으로 앞으로 새 정권의 방향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