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와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 연달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2년 뒤에 열릴 다음 총선까지 172석의 압도적인 의석수를 보유한 더불어민주당과 협치를 하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은 안갯속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전례 없는 여소야대 시대를 맞으면서 '협치'는 단연 최우선 과제가 될 예정이다.
특히 2년 뒤 총선은 윤 당선인에게는 중간평가이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의회 지형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0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여소야대 난국을 풀어갈 열쇠로 인수위나 내각 구성에 있어 반대 진영에 있더라도 뛰어난 인물을 발탁하는 '탕평' 인사와 권력 구조 개편을 주문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국민 통합 없이는 의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왜냐하면 윤 당선자를 지지하는 사람도 반이 있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반이 있다. 끌어안는 정치를 하지 않고는 국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권력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라며 "예를 들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 개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초반에 협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당 쪽하고 연관성이 있는 사람들도 인수위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인수위에서 국정 전 분야에 대해 과제를 선정한다"며 "정치개혁 부분에서는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 제안한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협치를 강조하며 대선에서 승리하면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해 보수 진영 외연을 넓히고, 민주당의 훌륭하고 양식 있는 정치인들과도 협치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6일 경기 부천 유세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 DNA를 살려야 한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아주 집단으로, 조직적으로 썩은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 정권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하면서도 '이재명의 민주당'과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을 구분하고 '김대중(DJ)·노무현 정신'을 강조했던 것은 진보 진영을 향한 구애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선언할 당시 약속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 운영과 인수위 구성, 국무총리 등 인선 등을 윤석열 정부의 협치 능력을 판가름할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