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 기간 나온 이러한 제안이 중국 젊은 층의 비판에 맞닥뜨렸다. 최근 중국내 제조업 구인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낮은 급여,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 중국 제조업의 매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달 대신 공장서 일하라" 제안···양회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
중국 제몐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인 장싱하이 샤오캉그룹 회장은 5일 "젊은 층이 음식 배달원 대신 산업 노동자가 되도록 장려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순식간에 누리꾼의 관심을 끌며 조회 건수가 4억회 이상을 돌파, 중국 SNS인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에까지 등극했다.
그는 “이는 제조업 연봉이 낮은 데다가, 청년들의 삶의 질과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고방식도 자유로워 공장에서 근무하길 꺼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라이더는 기술 함량이 낮은 직업이라 젊을 때 잠깐 돈을 벌 수 있을 뿐, 나중에 업계 상황이 변화거나 나이가 들면 문제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회의 장기적 발전에 불리하니 사회 각계가 함께 노력해 젊은층이 산업 노동자가 되도록 장려·지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회장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제조업 인력은 2200만명이 부족한 상황으로, 최근 5년 새 매년 150만명이 공장을 떠났다. 같은 기간 택배업 종사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고, 특히 음식 배달 라이더 수가 최소 700만명을 넘어선 것과 대조를 이룬다.
低임금, 高업무강도···제조업 구인난 심각
하지만 청년들은 장 회장의 발언에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들이 라이더를 택한 것은 공장의 높은 업무 강도, 낮은 임금 등이 이유라고 주장하며 제조업 근무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은 근무 형태도 자유롭지 못하고, 근무시간도 길고, 야근하면 몸도 상하고, 임금도 낮고 누가 가겠냐”, “공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배달이 신체적으로는 더 피곤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덜 피곤하고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일하는 만큼 벌 수 있다", “누가 밖에서 비바람 맞으며 배달하고 싶냐. 공장 연봉을 높이고 대우를 보장하면 안 갈 사람 없다” 등의 청년들의 반응이 터져 나왔다.
실제 단순히 임금만 비교해봐도 그렇다. 실제 장 회장이 경영하는 샤오캉 그룹을 살펴보자. 완성차, 엔진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상장기업으로, 본사는 충칭에 있다. 일반 노동자는 5000~7000위안 남짓이다.
중국 구인사이트에 올라오는 음식배달 업체 라이더 월급은 평균 6000위안, 최고 1만 위안이 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제조업은 실물경제 기반" 양회서 지원책 쏟아져
'제조업 강국'을 외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줄곧 "제조업은 실물경제의 중요한 기반"으로 중국 경제 성장과 직결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중국 제조업 인력난은 수 년 전부터 존재했던 문제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력난이 심각한 100대 직업군’에서 43개가 ‘생산·제조업종’에 속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광둥성을 살펴보자. 광둥성 고용서비스관리국에 따르면 2차산업 고용 비중은 4.5% 하락한 반면, 3차산업 고용 비중은 6.7% 높아졌다.
지난해 중국 국가통계국이 9만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44% 업체가 인력난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 응답비율은 수 년째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청년들이 제조업에 종사하도록 하려면 제조업 자체 매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양회 정부공작보고에서도 제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 감세, 중장기 대출 및 혁신 연구개발(R&D) 지원은 물론 선진 제조업 발전 강화, 제조업 고품질 발전에 필요한 인재 양성 강화 등이 보고서에 적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