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수임 전 변호사-수용자 '칸막이 접견' 합헌, 아쉬운 결정"

2022-03-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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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스틸컷 [사진=인터넷 캡처]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변호사가 수임계약 전 수용자와 접견할 때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일반접견실'에서 접견하도록 제한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아쉬운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정욱)는 3일 이날 헌재의 결정과 관련해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일반접견을 진행하는 경우 검열 가능성 등 비밀유지에 관한 우려가 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변회는 "변호인 접견교통권은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며 "'악용가능성'이 원칙적 제한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절차 및 사실관계가 복잡하거나 법리가 난해한 사건들의 경우, 변호인과 수용자 간에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날 변호사 A씨가 구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형집행법 시행령) 제58조 제4항 제2호에 대한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4(기각)대 5(인용)의 의견으로 기각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대상 조항은 변호사가 수임계약 전 수용자와 접견할 때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일반접견실'에서 접견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변호사 접견은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곳에서 1시간 동안 이뤄지는 반면, 일반접견은 30분까지 가능하며 접촉차단시설에서 진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9명의 재판관 중 헌법에 어긋난다고 본 재판관이 5명에 달했으나, 위헌 정족수 6명에 미치지 못해 결국 기각 결정됐다.

우선 유남석·이종석·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다소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선임 여부의 의사를 확인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정도라 할 수 없다"며 "접견 외 여러 방법을 통해 수용자의 의사를 확인할 길이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소송제기 의사가 진지하지 않은 수용자가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선애·이석태·이은애·이영진·김기영 5인은 헌법소원 청구 인용 의견을 냈다.

이들은 "소송사건의 청구 요건, 향후 재판진행 절차, 소요되는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 수용자와 충분히 상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소송사건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거나 사실관계, 법리 파악이 어려운 사건도 있을 수 있다"며 "숫자, 도표, 법조문 등 구체적인 사항과 관련해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소송대리인 선임단계에서 필요한 의사소통의 정도가 언제나 낮을 것이라고 일률적으로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접촉차단 시설로 인해 비밀유지가 어렵고, 검열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청구인에 대한 기본권 제한과 공익목적의 달성 사이에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A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원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와 일반접견실에서의 접견을 신청했다. 이후 B씨는 A 변호사에게 자신의 대리인이 돼 달라고 부탁했고, A 변호사는 교도소 측에 소송대리인 자격으로 접견을 신청했으나 거절돼 일반접견으로 진행해야 했다.

A 변호사는 "대리인 선임 전이라는 이유로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수용자를 접견하게 됐다"며 "수임단계에서 수용자에게 직접 서류를 보여주면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는 등 변호사로서의 직업수행 자유가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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