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던 코스피가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 충격으로 다시 2600선으로 주저앉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악재뿐만 아니라 증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들도 대기하고 있는 만큼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0.73포인트(2.60%) 하락한 2648.80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600선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5일(2676.54) 이후 7거래일 만이다. 특히 지난 1월 27일(종가 2614.49) 이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작전의 유일한 목표는 (돈바스) 주민 보호"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비무장화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 병사는 즉각 무기를 내려놓고 귀가하라고 경고했다.
24일 오전 1%대 하락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낙폭이 2%대로 커졌고 장중에는 2642.6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도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12포인트(3.32%) 하락한 848.21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8.09포인트(0.92%) 떨어진 869.24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낙폭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경기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및 강도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던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이슈는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 동맹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와 범위가 어느 정도일지 주목해야 한다"며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들도 대기하고 있어 코스피 하락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고용 및 물가, 제조업 지수 등 주요국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에 대한 경계심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는 3월 10일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도 또 다른 변수로 남아 있어 코스피 2600선 하회 가능성을 열어놓고 매수 타이밍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현저히 낮아 추가적인 낙폭과 조정 기간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전반에서 최근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리오프닝 기류가 강해지는 점도 지수 하방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