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우크라] "푸틴, 親러 우크라가 목표…돈바스·벨라루스 등서 동시 공격할듯"

2022-02-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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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종 타깃 우크라 수도 키예프

"우크라 요직에 친러 인물 앉혀 벨라루스처럼 만들려는 것"

"돈바스, 크림반도, 벨라루스 등지서 동시 공격 예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문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것이냐다. 푸틴이 욕심내는 지역이 돈바스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전역을 넘어 발칸 반도까지로 넓어질지를 두고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일단 러시아의 최종 목표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일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키예프를 무력으로 탈환한 뒤 대통령궁, 의회, 정부 부처, 언론 등 우크라이나 요직에 친러 성향의 인물들을 앉혀, 러시아에 '의존적인 우크라이나'를 만들려는 게 푸틴의 셈법이라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최근 러시아군이 살해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우크라이나 인사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고 유엔에 알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인을 고문하거나 수용소로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는 “믿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유엔 인권사무소(OHCHR) 측에 전달했다. 특히 해당 서한은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반(反)러시아·벨라루스 인사와 언론인, 반부패 활동가들을 주요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통제 지역인 도네츠크 중심부에서 주민들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벨라루스와 같은 동맹국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옛 소련에 함께 속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이번 우크라 사태에서도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러시아 3만군을 무기한 주둔시키기로 하는 등 두 나라는 거의 한 몸으로 움직이고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지상, 해상, 공군의 압도적 우위를 이용해 북동쪽, 돈바스 및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를 동시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벨라루스에 있는 지상군은 수도 키예프를 탈환하기 위해 번개처럼 들이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전방위적인 공격이 이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군대는 항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도 러시아가 키예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하르키프, 흑해 북부(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 오데사, 남부 드네프르강 하구의 항구도시 헤르손 등 우크라 주요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할 경우 민간인 5만여 명이 사망할 것으로 가디언은 내다봤다. 침공이 장기화될 경우 사망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푸틴의 행보를 두고 “푸틴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장악”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대국민 TV연설에서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가 만들어낸 작품"이라면서 "더 정확히는 볼셰비키, 공산당 러시아가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민주당 테드 리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푸틴은 연설에서 기본적으로 소련이 붕괴돼서는 안 되고 또 러시아를 과거 소련 모습으로 되돌리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국경을 따라 증강된 군사와 푸틴의 연설을 비춰 볼 때, 푸틴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하는 것이란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제국주의가 지배하던 시대로 세상을 되돌리고 싶어한다"며 "지금은 1919년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 사태를 통해 냉전이 다시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조너선 캐츠 민주주의 의제 국장은 폴리티코에 "이번 사태를 냉전 시즌2라고 부르자"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발칸반도 서부나 캅카스 남부 등 근처 지역까지 세력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다만, 이번 우크라 사태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무력 충돌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러시아 국민 여론이 푸틴에게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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