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 Tech)는 Finance와 Technology의 합성어다. 국민 금융거래에서 핀테크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핀테크 분야는 모바일 지급 결제, 외화 송금, 금융 플랫폼, 개인 간 거래, 크라우드 펀딩, 개인자산관리, 보안인증, 금융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하다. 주요 기술은 모바일뱅킹,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규제 기술(RegTech), 개방형 뱅킹(API) 등이 사용된다.
국내외 여러 전문기관이 분석한 최근의 핀테크 트렌드를 취합해보자. 모바일뱅킹, 디지털 무점포 은행, 실시간 해외 결제, 오픈뱅킹(은행과 금융서비스 업체의 통합 서비스), 빅데이터 수집, 블록체인·인공지능·머신러닝 서비스, 사이버 보안, 서비스형 뱅킹(제3자에게 의뢰), 규제 기술, 개방형 뱅킹, 생체 인식, 로봇공정 자동화(RPA), 지능형 프로세스 자동화, 무현금·음성 지원 결제, 고객지능·개인화 서비스, 모바일 지갑 등으로 정리된다.
핀테크 강국인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IT 기술과 월가 금융 인프라가 융합하면서 핀테크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미국의 핀테크 투자자금은 420억 달러로 전 세계의 43%를 차지한다. 영국도 같은 기간 245억 달러(25%)로 2020년 59억 달러보다 4배나 늘었다. 런던 금융가는 정부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같은 정책 지원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한층 키우고 있다. 중국도 열악한 기존 금융 시스템을 핀테크로 혁신하고 있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610개 중 94개가 핀테크 기업이다. 스타트업 중 가장 투자가 활발해 전체 유니콘 기업가치 2조330억 달러(약 2295조원) 중에 핀테크가 3770억 달러(약 425조원)로 가장 크다(18%). 미국의 유니콘 기업이 46개로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영국 12개, 중국 8개, 인도 7개 순이다. 세계 1위 핀테크 유니콘 기업은 미국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스트라이프(Stripe)로 950억 달러(약 108조원)다. 간편한 시스템과 저렴한 카드수수료가 장점이다.
우리나라 핀테크 유니콘 수는 전체 유니콘 18개 중 3개에 불과하다(중소벤처기업부).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기업과 중기부가 추가로 파악한 회사를 포함한 것이다. 3개 유니콘은 두나무, 비바리퍼블리카, 빗썸코리아 등이다. 그 수가 적은 이유는 규제 환경, 작은 시장 규모, 대기업 위주의 금융업, 유니콘 진입 전 상장 사례가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케이뱅크(KT) 등은 추산 가치가 유니콘 수준을 넘지만 대기업 계열이기에 유니콘에서 제외된다.
한국의 핀테크 산업 발전 수준은 글로벌 순위에서 후퇴하고 있다. 2020년 18위에서 작년 26위로 밀렸다(핀덱서블). 국내 전체 핀테크 종사자 수는 다 합해도 글로벌 핀테크 기업 1개 수준에 그친다. 2020년 국내 186개 핀테크 기업 매출은 4조5000억원 수준(CEO스코어)으로, 글로벌시장의 약 3% 비중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 2년간(2019~2020년) 매출 성장률은 10%대다. 송금·결제 분야 기업 매출이 2조5500억원으로 가장 크다. 그다음은 보험정보 기술, 해외 송금, 크라우드펀딩 순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부정적 인식으로 매출이 줄었다.
정부는 핀테크 4대 분야 14대 과제를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혁신적 금융서비스 실험·지원, 금융권 서비스 고도화, 핀테크 시장 확대, 핀테크 혁신 리스크 대응 등이 초점이다.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등 규제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핀테크 시장은 미흡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상품 소개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판단해 규제하고 있다. 서울시는 국내 최대 핀테크 스타트업 공간인 서울핀테크랩을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소재 건물의 6개 층에 약 100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러한 공간 지원이 많아져야 핀테크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