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달러당 6.32위안 붕괴···인민銀, 위안화 절상 '속도조절'
21일(현지시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9% 올린 6.3401위안으로 고시했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전 거래일인 18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 종가는 이보다 0.23% 낮은 6.3253위안이었다. 인민은행이 전 거래일 시장 종가를 참고·반영해 기준환율을 결정하는 걸 감안하면, 21일 위안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춰 고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상승세에 제동을 건 셈이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이날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절상 폭도 제한적이었다.
◆ 위안화 '안전자산' 각광···일방적 절상은 '경계' 목소리
21일 중국 21세기경제보는 최근 위안화가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며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유럽 자산 큰손들이 안전자산으로 위안화 국채를 매입하면서 위안화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매입은 3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국 중앙결제공사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보유액은 3조7300억 위안으로, 전달보다 500억 위안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출 호황에 따른 무역흑자 행진과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한 것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위안화의 일방적 절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증권보는 "최근 주요 선진국 통화 정책이 빠르게 긴축으로 전환하는 등 국제 경제 금융 형세가 변화하면서 불확실성이 비교적 크다"며 "앞서 위안화 절상을 견인했던 무역 흑자나 미·중 금리차, 자본유입 등 요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위안화 매력이 높아지며 위안화를 이용한 국제결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최신 통계에 따르면 1월말 기준 위안화의 국제결제 비중이 3.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39.92%), 유로화(36.56%), 파운드(6.30%)에 이어 4위 자리를 지킨 것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1%대에 그쳤던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은 이미 지난해 12월 엔화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