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 관계자들이 점거 농성 중인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에 과로사 방지 이행 촉구 관련 팻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CJ대한통운 택배지부(택배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15일로 50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파업과 본사 점거로 인한 CJ대한통운 측 손실도 커지고 있다. 특히 14일부터 무기한 상경 투쟁에 들어가고, 오는 21일에는 연대 파업까지 벌인다는 방침이어서 CJ대한통운과 소비자들의 직간적접적인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택배노조 총파업에 따른 배송 물량 감소와 일주일 가량 이어진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로 인한 손실이 하루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본사 건물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택배노조의 불법 점거로 회사에 들어가지 못해 제대로 업무 처리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택배노조를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택배노조가 불법 점거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CJ대한통운 임직원. [사진=CJ대한통운]
장기화하는 총파업과 본사 불법 점거 사태 등 극단으로 치닫는 택배노조를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택배노조 파업 영향에 소상공인들은 배송 지연으로 고객 이탈과 주문량 감소를 호소하고, 소비자들의 배송 불편도 커지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CJ대한통운 택배기사에게도 파업에 따른 물량 감소로 인한 매출 급감과 거래처 이탈 현상 등 불똥이 튀고 있다.
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CJ대한통운노조와 비노조택배기사연합 소속 택배기사들도 잇달아 성명서를 내고 택배노조에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등 노노 갈등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김슬기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는 “파업으로 너무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대화를 하자면서 사옥을 부수고 직원 멱살을 잡는 것이 대화인가. 지도부는 총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택배 요금 인상분을 회사가 독식하고 있다며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지난해 4분기 CJ대한통운 택배요금은 1분기 대비 227원 올랐고, 올해 100원 추가 인상됐는데, 이 중 노동자 처우 개선에 사용된 금액은 76원뿐이라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전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지만 CJ대한통운은 노조와 교섭할 대상자는 해당 대리점들이라며 선을 긋고 있어 강대강 대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1일에는 우체국, 롯데, 한진, 로젠택배 조합원이 하루 동안 경고 파업을 진행하고, 조합원 7000명이 상경해 ‘택배노동자대회’를 연다. 택배노조는 전국 택배노동자대회 이후에도 CJ대한통운이 계속 대화를 거부하면 택배노조 전체로 파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