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올해 들어 긴축으로 선회를 분명히 했다. 유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커졌다. 이 와중에도 회사채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는 회사채 금리 역시 뛰면서 가격 하락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회사채 하락에 대비한 파생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몰려가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FT는 지적했다.
국제스와프 및 파생상품협회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채무불이행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널리 사용되는 신용디폴트스와프 지수의 거래액은 지난 1월 19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1230억 달러보다 늘어난 것은 물론,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BNP파리바의 빅토르 조르트 글로벌신용전략책임자는 "시장이 연초보다 훨씬 더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까지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문제는 긴축이 빨라질수록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식과 회사채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고수익 채권을 사들이는 펀드에서는 4주 연속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한 달간 빠져나간 금액은 110억 달러에 달한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하이일드 거래소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만 13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최대 일일 유출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의 불안이 얼마나 커져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다.
신용디폴트스와프 지수의 순포지셔닝(매수 지수와 매도 지수의 차이)을 봐도 역시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방향으로 크게 기울었다. 시티의 전략가인 캘빈 비니트와타나쿤은 "이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줄이고 헤지를 추가한다는 신호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