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도구 상자를 더 넓게 열고, 안정적인 통화 공급을 유지할 것”이라며 “경제성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이 조치를 취하기 위해 더 많은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류 부행장 발언은 20일 발표되는 사실상 중국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신호로 읽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같은 상당한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류 부행장 발언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경제 안정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게다가 인민은행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조절해 LPR를 결정한다. 그런데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은행 등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 자금 금리인 1년 만기 MLF 금리를 기존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MLF 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같은 날 인민은행은 7일물 역(逆)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22개월 만에 내렸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지난달보다 LPR 인하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원빈(溫彬) 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MLF 금리 인하 없이 LPR를 인하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정책적 수요가 다급하다는 뜻”이라며 “다만 LPR 인하 폭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원구원은 “이달 LPR는 1년물 LPR와 5년물 LPR 모두 각각 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LPR 인하 전망과 함께 지급준비율(지준율) 추가 인하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중국은 지난해 7월과 12월 각각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추고 2조2000억 위안의 자금을 시중에 투입해 실물 경제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은행의 평균 지준율은 8.4% 수준인데, 류 부행장은 이 지준율이 개발도상국(개도국)이나 과거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류 부행장은 “아직 지준율 추가 인하 여력이 남아 있다”며 “인민은행은 거시정책 필요성에 따라 지준율을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연초부터 본격적인 돈 풀기 모드에 들어선 것은 중국 경제가 빠르게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1%로 집계돼 연초 전망치 6% 이상을 크게 상회하고, 세계 주요국 중에서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기저효과를 상쇄한 2년 평균 성장률은 5.1%다. ‘바오우(保五)’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