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KB금융 사외이사로 추천하기로 했다. KB금융 노조의 '노조추천 사외이사' 시도가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가운데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초읽기 속 관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B금융지주 이사회에 김영수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영수 후보는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사외이사,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역임하며 해외사업 투자와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해외금융 전문가다.
노조 측은 이번 김영수 후보 추천 배경에 대해 경쟁사 대비 지지부진한 KB금융 해외사업 부문과 관련해 경영진의 결정을 보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는 "KB금융은 꾸준히 해외의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외사업부문에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어 "실제 지난 2008년 국민은행이 9392억원을 투입해 매입한 카자흐스탄 BCC은행지분은 1조원의 평가손실을 입었고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이 작년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와 1000억원 넘는 적자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해외금융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이사회 구성과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이번이야말로 사외이사 주주제안 안건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해외 자문사는 물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KB금융 지분 상당수가 해외지분이어서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 해외 주총 안건 분석기관의 견해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시도해오면서 우리 입장을 피력할 수 있는 경로와 과정, 접촉이 있었던 만큼 이번만큼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류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다시 한번 주주제안에 나서는 것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며 "주주이자 직원의 대표로서 KB금융이 해외사업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진정한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인 만큼 이번 주주제안이 '깜깜이식' 절차와 기준 속 무산되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