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일보에 따르면 최근 칭다오맥주는 자사의 톈마오(天猫·티몰) 플래그십 매장에 '이쓰촨치(一世傳奇)' 맥주를 선보였다. 이쓰촨치의 원맥즙 농도가 23.9도로, 숙성기간을 대폭 늘린 '장기숙성공법'을 적용해 올몰트 맥주의 진한 맛과 풍부한 향을 배가시켰다고 칭다오맥주측이 밝혔다. 원맥즙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맥아가 많이 들어간 진한 맥주가 된다.
가격은 병당 1399위안(약 26만원)으로 책정됐다. 중국산 브랜드 맥주 가격이 병당 1000위안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중국 대표 바이주(백주) 마오타이와 비슷한 금액대를 형성한 것이기도 하다. 마오타이 브랜드 가운데 대중 수요가 가장 많은 53도 페이톈(飛天) 마오타이 가격(1499위안)보다는 저렴하지만, 43도 제품보다는 비싸다. 43도 페이톈 마오타이 제품의 가격은 1000위안이다.
칭다오맥주뿐만 아니다. 최근 세계 최대 맥주회사 벨기에의 엔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도 프리미엄 맥주를 출시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AB인베브는 병당 1588위안 상당의 호랑이해 리미티드 에디션 버드와이저를 출시했다.
지난해 화룬맥주를 시작으로 맥주업계가 속속 프리미엄 맥주를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칭다오맥주와 버드와이저는 지난 9일부터 지금까지의 판매량이 겨우 100병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룬맥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리의 월 판매량은 300병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간 중국에선 '맥주가 물보다 싸다'는 인식이 팽배했으나, 최근 들어 중국인의 소득 제고에 따라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고급 프리미엄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000위안을 호가하는 초고급 맥주가 등장한 배경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맥주가 5년 내 고급화 단계를 거쳐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샤오쭈칭 중국 펑추황투자매니지먼트 이사는 "중국 맥주 시장이 프리미엄화 전환점에 다다랐다"며 "프리미엄화는 맥주 산업 발전에 있어 피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 5년 안에 중국 맥주 시장이 고급화 단계를 거쳐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