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와 M&A전략가들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세계경영을 위해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주력상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방식으로 성장한다. ① 기업환경에 적응할 것이냐? ② 도전할 것이냐? ③ 정복할 것이냐? ④ 지배할 것이냐? 아니면 ⑤ 떠날 것이냐? 등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첨단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산업혁명시기에는 기업의 판도를 하루아침에 바꿔 버린다. 때문에 기후에 따라 동물의 신체 기관이 달라지는 앨런의 법칙, 베르그만의 법칙, 글로거의 법칙 등을 응용하여 M&A전략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4차 산업혁명과 같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첨단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되는 시기에는 가장 많은 기업이 망하고, 가장 많은 기업이 탄생하는 시기이다. 즉, 밀물과 썰물이 수시로 교차하기 때문에 기업은 적응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해야 한다. 준비되어 있는 기업은 성장할 것이고, 첨단기술을 모방하는 기업이 변화를 주도할 수는 없을 것이며, 어떻게 변화해야 될지 모르는 기업은 망하게 될 것이다. 산업혁명기에는 가장 많은 기업이 망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때문에 M&A전략가는 시장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우량기업은 경기불황에는 강하고 많은 기회를 얻게 되지만 첨단기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산업혁명기에는 보수적인 판단으로 인해 오히려 큰 위기를 겪게 된다. 때문에 첨단산업기술의 혁명시기는 기업의 생존전략과 성장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이 M&A전략가들이 해야 할 몫이다.
셋째,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M&A에 소요되는 자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져오느냐는 것이다. 돈은 조성된 방법과 용도에 따라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움직인다. 풍성한 곳에서 돈을 가져와서 돈이 부족한 곳에서 쓰는 것은 돈을 다룰 줄 아는 자가 사용하는 만고불변의 진리이며, 돈은 모이는 곳으로만 모이고, 흐른 곳으로만 흘러 다닌다. 그리고 부채비율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높은 이자로 조달된 자금은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면 싸게 조달한 것이고,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수익이 저조하면 자금을 비싸게 조달한 것이다. M&A의 진수는 이자비율(Percent)로 조달하여 수익배수(Times)를 창출하는 것이며, 이를 실행하는 것이 M&A전략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다섯째,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체는 성년이 되면 결혼을 한다. 성년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결혼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수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후회하는 사람이 많고, 복잡하고 문제투성이인 결혼생활을 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결혼을 하면 시너지가 창출된다는 기대만 하고, 2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M&A도 결혼을 하는 것과 같다. 결혼 상대방을 선택할 때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M&A시장에 나오는 대상기업도 완벽한 것이 없다. 완벽한 상대는 M&A시장에서 나오지 않을뿐더러 반드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M&A에 성공할 수 있다. 결혼이 실패할 수 있듯이 M&A에도 승자의 저주와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M&A전략가는 결혼한 사람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여섯째, M&A전략가는 M&A과정에서 사용하는 대상기업에 대한 티저 레터(Teaser Letter), 제안서, 대상기업에 대한 기본자료의 확보 및 검증보고서, 매도 또는 매수 의향서, 대리인 계약서, 양해각서, 비밀유지계약서, 인수자금증명서 또는 인수자금조달계획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진술과 보증에 관한 약정서 및 손해배상합의서, 법률검토서, 정밀실사 및 기업가치평가보고서, 기업공시사항에 대한 추가설명서, 소수주주활동보고서, 경영진의 불법사례보고서, M&A진행과정에서 작성하는 협의사항, 인수자금제공합의서, 인수컨소시엄합의서, 주식양수도(가)계약서, 경영진교체합의서, 합병계약서, 대상기업 매도자 및 경영자의 경업금지계약서, M&A종결합의서 등을 능수능란하게 작성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독점금지법(Anti-Trust Law)을 비롯하여 상법, 민법, 자본시장법, 대상기업의 정관, 관련법규에 대한 법원의 다양한 판례, 다양한 기업들이 실천한 각종의 M&A 사례 등에 대해서 응용하고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통달해야 한다. M&A는 위험이 큰 만큼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매우 많은 소송이 발생할 수 있고, 손쉬운 이익을 추구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일곱째, M&A에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항상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동종업종을 인수하거나 본인이 경험했다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모든 M&A 대상은 미지의 영역이고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해야 한다. M&A전략은 70~90%가 실패할 정도로 위험이 큰 전략이다. 대표적인 위험으로 인수자들이 M&A를 통하여 얻는 것(Can Take)에만 몰두하는 자세이다. M&A협상의 진수는 줄 수 있는 것(Can Give)을 가지고 협상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숨겨놓고 있는 비밀이 있듯이 모든 기업에는 숨겨 있는 비밀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발채무이지만 횡령, 배임 등의 법적 소송과 미래에 대한 기회 그리고 무형자산의 가치 등도 숨겨 있다. M&A를 종료한 후에 찾아낸 비밀은 너무 늦은 것이다. 유능한 M&A전략가는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비밀을 찾아내야 하고, 그 비밀을 해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후에 M&A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
여덟째,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비용을 아낌없이 지출하지만 정작 얼마나 소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또한 체질이 허약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비용과 소화에 필요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수하는 데 지출되는 막대한 인수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M&A전략가는 M&A자금과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사모펀드(PEF)들을 적극 활용하여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M&A가 투자금융의 핵심분야로 자리잡게 된 것은 자금조달능력이 M&A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아홉째, M&A의 백미는 초우량기업을 만들기 위한 퍼즐을 완성시켜, 한 몸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퍼즐은 회사를 설립하여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기업을 설계도에 따라 조립하는 것이다. 때문에 M&A전략가는 퍼즐을 설계하고,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퍼즐조각을 찾아내 조립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M&A전략가를 최전방사령관으로 포진시켜야 한다.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M&A전략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M&A는 성장하는 기업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다. 너무 강한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전략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M&A전략가는 기업의 생명주기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최고조로 끌어 올려 M&A전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M&A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이 인수대상기업의 상태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인수대상기업보다는 인수자의 역량에 의해서 성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M&A전략가의 역량은 M&A의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M&A전략가를 키우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이다. 때문에 역량을 갖춘 M&A전략가라면 M&A설계도와 대상기업을 전략적으로 분석하고, 인수한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과 지혜가 가미된 본인만의 독특한 정밀실사기법(Due Diligence Checklist)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경영의 권한과 책임은 지배구조에 있다. 지배구조가 복잡한 기업은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때문에 숨겨 있는 지배구조의 정점이 누구인가를 살펴, 지배구조를 통해 권한을 실질적으로 접수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M&A를 완료한 후에 인수자의 노력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경영환경은 항상 거친 파도와 폭풍우가 몰아치는 성난 바다와 같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해도 부족한 것이다. 경영자는 천길 낭떠러지에 놓여 있는 외줄 위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M&A전략가는 최고경영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업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참모 역할을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터이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학교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및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