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5만44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계획됐던 물량 2만5000여 가구가 해를 넘기면서 물량이 크게 늘었다.
13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은 총 59개 단지에서 5만4445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민간 아파트 총가구 수 기준으로 임대물량은 제외했다. 이중 청약통장 가입자 대상의 일반분양 가구는 1만9305가구로 지난해에는 2881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다.
1만가구가 채 못 되는 6900여 가구가 공급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8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다만, 올해 계획된 5만4400여 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2만5000여가구는 지난해 분양 계획이 잡혔다가 일정이 연기된 곳들이다. 계획대로 됐었다면 지난해에도 3만가구 가량 분양됐을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사업 진행여부에 따라 공급시기가 불규칙한 정비사업으로 인해 청약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아파트 청약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3.84대 1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주로 두 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공급 급감에 따라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의 공급 대부분 정비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 공급가구 중 49.6%인 2만6989가구는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이다. 또한 재개발 정비사업 물량은 2만623가구로 37.9%를 차지한다. 서울 전체 공급 물량의 87.4%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것이다.
공공분양을 제외하고 매년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민간에서 공급하는 물량의 80~90%를 정비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인포는 서울에서 순수하게 민간이 부지를 마련해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땅이 귀하다고 설명했다.
권일 팀장은 "서울 같은 대도시 아파트 공급은 시설물 이전부지나 유휴지 등이 아닌 이상 정비사업에 의존하게 된다"며 "문제는 정비사업이 수년씩 소요돼 수요에 비해 공급이 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미처 분양하지 못한 물량들까지 포함해 많은 물량이 계획돼 서울 분양시장은 한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