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경쟁·상생 줄타기] 메모리는 협력·파운드리는 경쟁…삼성·인텔, '연산' 복잡

2022-01-1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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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인텔, 고성능 SSD 개발 협력…파운드리, 각각 美 공장에 투자

막강 TSMC 이어 업계 2위 놓고 각축전…SK하이닉스도 인텔과 협력, 경쟁 가세

새해 반도체 업계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들의 전략 수립 과정에서도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반도체 수요 증가가 관측되는 가운데 지난해 산업계 주요 화두 중 하나였던 반도체 공급망 이슈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큰 틀에서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각 기업의 상생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각 기업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삼성-인텔, 서버용 SSD 분야 '협업'...SK하이닉스도 가세 
삼성전자와 인텔의 경우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공개된 PCIe 5.0 규격의 서버용 SSD ‘PM1743’을 개발하는 데 긴밀하게 협력했다.

PCIe는 인텔이 서버용 SSD에 최적화해 만든 플랫폼이다. 삼성전자는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SSD 시장을 확대하고, 인텔은 삼성전자 제품이 시장에 연착륙해 PCIe가 서버용 SSD 플랫폼을 대표하는 규격으로 자리잡길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협력이 성사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이 전망된다. 양사의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서버용 SSD 시장이 지난해 191억 달러(약 22조7000억원)에서 2025년 336억 달러(약 40조원)로 연평균 14.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PM1743 제품을 발표하면서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PCIe 5.0 에코시스템을 확대하고 PCIe 6.0 시대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 측도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PCIe 5.0 기반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를 마무리한 SK하이닉스도 인텔과의 협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인텔로부터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을 넘겨 받은 SK하이닉스는 1차로 70억 달러(약 8조3000억원)를 인텔에 넘겨주고 2단계 인수 절차에 돌입한다.

SK하이닉스가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마련하고 최고경영자(CEO)에 롭 크룩 인텔 부사장을 임명할 계획인 만큼 현지에서 인텔과 남은 절차에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테일러시에 구축할 신규 파운드리 공장 계획을 발표하며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야, 양보 없는 전쟁 예고

반면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올해 양보 없는 전쟁이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규격에 맞춰 일률적으로 찍어내는 것과 달리 시스템 반도체는 사용처에 따라 설계도면이 다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가 원하는 설계도면에 맞춰 칩을 대량생산하는 것을 뜻하는데, 반도체 사용처가 다양해지면서 파운드리 기업들의 가치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지난해 3분기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TSMC가 53.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7.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인텔은 10위까지 발표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독립 사업부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를 설립한 데 이어 7월에는 퀄컴과 아마존을 IFS 고객으로 맞이했다고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50%가 넘는 TSMC의 시장 점유율,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보유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인텔의 첫째 목표는 삼성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은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구축을 위해 각각 170억 달러(약 20조2000억원)와 200억 달러(약 23조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사안에 따라 경쟁과 협력을 반복하는 동반자 같은 사이”라며 “새해에도 이런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텔 미국 오코틸로 공장 전경 [사진=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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