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1위 업체 룽지구펀(隆基股份·융기실리콘, 601012, 상하이거래소)이 70억 위안어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최근 공급과잉에 직면한 중국 태양광 업계의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서다.
11일 융기실리콘은 상하이거래소 공시를 통해 70억 위안(약 1조3000억원)어치 전환사채 '룽(隆)22CB' 발행 결과를 발표했다. 주주와 온라인 투자자(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결과, 주주와 온라인 투자자로부터 각각 43억4700만, 26억300만 위안어치 자금을 모았다고 했다.
앞서 융기실리콘이 2020년 발행한 전환사채의 경우, 청약 수요가 높아 채권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최고 239.77위안까지 올랐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과 비교된다.
투자자들이 청약을 포기한 것을 놓고, 태양광 업종에 대한 전망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중국 탄소 중립 열풍 속 호황을 누렸던 태양광 업계가 올해는 공급 과잉과 치열한 시장 경쟁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융기실리콘 주가도 새해 들어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주가는 주당 77.98위안이었다. 올 들어 6거래일간 낙폭이 10%에 육박한다.
이는 융기실리콘 뿐만이 아닌, 중국 전체 태양광 업종이 맞닥뜨린 현실이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증시의 73개 태양광 관련 종목 중 68개 주가가 하락했다. 이중 낙폭이 20%가 넘는 종목도 아오터웨이 등 10개에 달했다.
한편 융기실리콘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연산 15GW(기가와트)의 고효율 단결정 전지와 연산 3GW 단결정전지 생산라인 구축 및 유동자금 보충에 쓸 계획이다. 융기실리콘은 특히 차세대 N형 고효율 배터리 선진 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는 업계 기술 발전의 방향을 대표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