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종합 여행사가 고사 직전에 처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각국 국경이 봉쇄되면서 해외여행에도 빗장이 걸리자 여행 수요는 자연스레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 잠시 여행 빗장이 풀리는가 했더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여파에 여행시장은 또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그런 가운데 여행업계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디지털 전환이 여행업계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자리 잡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업계 종사자들의 디지털 전환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온라인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VR 기기의 이용량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7.9%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여행업계는 비대면 상황에서도 이용이 가능한 AR·VR 여행 콘텐츠를 확대해 비대면 상황에 대응해 나갔다.
테크 투어리즘을 선보이는 호텔도 주목받았다.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로봇부터 객실 안에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가상·증강현실 등 대면 접촉에 대한 걱정 없이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고객 호응을 이끌었다.
가장 주목받은 곳은 관광 벤처기업이다.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관광 분야 벤처기업들이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비대면 트렌드에 발맞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적극 활용한 벤처기업들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다.
2021년 선정된 벤처기업을 보면 온·오프라인 연계(O2O),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증강현실·가상현실·확장현실(AR·VR·XR),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 서비스 사업을 주로 운영하는 업체가 주를 이뤘다. 다수 업체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주목받는 '비대면화'·'디지털 전환' 추세와 맞물려 급성장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SK텔레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 곳곳을 집안에서 여행할 수 있는 5G 기반 '창덕아리랑(AR-irang)' 앱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전설 속 동물인 해치가 창덕궁 금천교·인정전·희정당·후원 내 부용지 등 12개 관람구역을 안내해주는가 하면 조선 왕실의 문화를 AR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 문화재 보존을 위해 입장이 제한되는 희정당 내부와 후원 등을 고화질 360도 화면으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은 '대면'이 주를 이루는 분야이지만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특히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업계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