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시위에 오르는 원유·우라늄 가격

2022-01-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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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가격 인상에 반대하며 시작된 카자흐스탄의 반정부 시위가 우라늄과 원유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우라늄 가격은 연초 대비 약 8% 증가했으며, 유가 역시 상승했다.
 

러시아 군인들이 1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카자흐스탄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우라늄의 40%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에서 2일(이하 현지시간) 일어난 시위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우라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월 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기준 우라늄 화합물인 U308 가격은 파운드(lb)당 47달러(약 5만6500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록한 43.65달러에 비해 약 7.67% 상승했다.

영국 런던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카자흐스탄 국영원자력공사 카자톰프롬JSC의 주가 역시 하락했다. 구글 금융에 따르면 현지시간 1월 4일 오후 5시 주당 36.60유로를 기록한 카자톰프롬JSC는 6일 오후 7시 30분 기준 이보다 약 15.3% 낮은 주당 31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알자지라통신 등 외신은 이날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시행하기 위해서 원자력발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하에 한 달간 24% 급등했던 지난해 9월의 우라늄 상승세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시위로 인한 우라늄 가격 상승은 카자흐스탄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북아메리카와 호주의 우라늄 채굴업체 주식을 급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라늄 시장조사업체 UxCLLC의 조나단 힌즈 사장은 세계 1위 우라늄 공급업체인 카자흐스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생산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과도 같다"라고 이날 블룸버그에 밝혔다. 그는 "지금 당장 부족 사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우라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거래되며 우라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ETF 운용업체 호라이즌ETF의 닉 피커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카자흐스탄의 소요 사태로 사람들은 하나의 주요 생산업체에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우라늄 중심의 헤지펀드인 세그라자산운용의 아서 하이드 파트너는 "지난 15년간 카자흐스탄은 매우 안정적인 공급업체였다"라며 "카자흐스탄이 불안정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 대안은 별로 없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트레이더들과 광산업체들은 만약 소요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으면 우라늄 채광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날 WSJ에 언급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우라늄 채광을 위해 직접 광상에 용매를 흘려넣어 우라늄을 회수하는 인시튜리칭(ISL)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용매를 흘려넣기 위한 파이프와, 우라늄을 회수하기 위한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카자톰프롬JSC 대변인은 메일을 통해 약 6~7개월치의 우라늄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운송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시위로 인해) 통신이 제한되고, 금융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면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유가도 상승했다. 카자흐스탄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국가들을 포함하는 OPEC+에 속해 있다.

카자흐스탄 내 최대 유전인 텡기즈 유전을 운영하는 합작투자업체의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쉐브론은 원유 생산시설에서도 시위가 일어난 이후 생산량을 줄였다고 밝혔다고 WSJ는 보도했다.

쉐브론 대변인은 "원유 생산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물류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조정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에서 일하는 계약직 직원들 역시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텡기즈 유전 근처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카자흐스탄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가격 상한제를 해제하면서 LPG 값이 두 배로 치솟자 카자흐스탄에서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카자흐스탄 내각이 총사퇴하는 등 카자흐스탄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소속 평화유지군의 파견을 요청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다. 

CSTO 평화유지군의 규모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CSTO 사무총장은 러시아 언론매체 RIA에 전체 평화유지군은 2500명이며, 필요 시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CSTO가 평화유지군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했다는 보고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백악관이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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