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李 "일시적 2주택자 종부세 면제" 외치자…尹 "증권거래세도 폐지"

2021-12-28 00:00
  • 글자크기 설정

<대선공약 숨은 1인치 ⑦불붙는 감세 전쟁>

12월 26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선 정국에 이른바 '감세 전쟁'이 불붙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일시적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면제 등 '종부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이은 '부동산 감세 정책'이다. 이에 질세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동산 감세는 물론 "2023년부터 증권(주식)거래세를 완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후보 모두 '국민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드리는 차원'으로 설명했지만, 세금 완화 혹은 폐지에 따른 '세수 부족분' 충당 방안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 일관성과 투명성,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 조세 원칙을 여야 유력 후보들이 앞장서 무너트려 국민 혼란만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李 종부세 완화 외치자···與, 올해 소급 적용 추진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섬세하지 못한 제도 설계로 국민께서 억울함을 느끼는 사례가 여럿 발생하고 있다"면서 △일시적 2주택자 △상속 주택 △실수요 주택 △1주택 장기 보유 저소득층 및 노인가구 등에 대한 종부세 중과 제외 또는 납부 연기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도 입법으로 보조에 나선다.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후덕 의원은 자녀 취학·이직으로 인한 이사, 상속 등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신규 취득 주택에 대해 2년간 종부세 합산을 배제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다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올해분부터 소급 적용해 이미 초과 납부한 종부세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가 포함됐고, 고령층이나 저소득자 등에게 해당 주택 처분 시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는 조항도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이 후보의 움직임은 사실상 실패로 평가받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과 차별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자칫 자신에게 번질 수 있는 '부동산 원죄론'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도 엿보인다. 그러나 집권여당 후보에 의한 정부 정책 후퇴가 투기 세력에게는 '존버(오래 버티기)가 승리한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일관성 없는 대책으로 시장의 내성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적극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28일 대선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를 발족한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혁파를 위한 토지이익배당금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국민 환원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尹, 종부세 이어 증권거래세도 폐지

윤 후보는 이미 종부세 전면 재검토를 공약한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종부세를 사실상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도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고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한시 유예'를 넘어 '2년 한시 유예' 카드를 꺼냈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주식(증권)거래세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자본시장 공정 회복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 시점은 주식 양도세가 도입되는 2023년이다. 현재 정부는 2023년부터 모든 상장 주식에 대해 연간 5000만원 이상 양도차익을 거두면 과세표준 3억원 기준으로 20~25%의 양도소득세(양도세)를 부과하고, 기존 거래세는 단계적으로 0.25%에서 0.1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투자자들이 ‘이중 과세’라고 반발하는 상황인데 이를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거래세 폐지로 초단타 매매가 급증하는 부작용을 우려해 '일정 횟수나 금액을 초과하는 거래에 대해서는 과세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둘 방침이다. 장기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로 손실을 보고도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이중 고통을 방지하기 위한 '손실이월제(캐리오버 시스템)' 도입도 약속했다.

윤 후보는 "국민 5명 중 1명은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식시장에선 기업 성장의 과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국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기업과 투자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러한 거대 양당의 '감세 전쟁'에 정치권에선 "국민 세금으로 매표 행위를 하는 건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장혜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쌍둥이 기득권의 밀실 야합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선거를 눈앞에 뒀다는 이유만으로 조세 정책을 매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