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준금리 0.25%로 인상...주요국 중 첫 금리인상

2021-1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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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월 만 금리인상...기존 테이퍼링 목표는 유지하기로

11월 CPI 5% 급등에 대응...내년 2월도 '추가 인상' 가능성

영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상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 선회에 자국의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0.10%에서 0.25%로 인상했다. 이날 MPC에 참석한 9명의 위원 중 8명이 금리인상에 찬성했고, 외부 위원인 실바나 텐레이로 위원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MPC 위원들은 기존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영란은행은 자산매입 목표치로 8750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와 200억 파운드의 회사채를 설정하고 있다. 
 

영란은행(BoE) 금리 결정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18년 8월 이후 40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3월 영란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에 걸쳐 자국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1%로 낮춘 후, 20개월 동안 이를 유지해왔다. 앞서 영란은행은 2018년 8월 당시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0.25%p(포인트) 올렸다. 

시장 역시 이번 MPC 회의에서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오히려 시장은 지난 11월 MPC 회의에서 영란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영란은행은 고용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반면 이날 영란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인상을 단행한 주요 요인은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영국 통계청(ONS)은 11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9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영란은행은 성명에서 "최근 경제 회복세는 이러한 조건(금리인상을 위한 조건, 노동시장 회복세와 물가 목표)이 충족되었음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노동시장에 대한 데이터가 중앙은행의 예측과 대체로 일치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한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란은행은 노동시장의 경직(tight)화와 코로나19 재확산세 등도 금리인상 이유로 꼽았다. 노동시장의 경직화란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시장의 강한 회복세가 이어졌기에, 추가 회복 여지가 적다는 의미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과 코로나19 재유행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데다, 연말 연초 자국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이에 대해 "오미크론 변이, 영국 정부의 방역 재강화 조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요인이 올해 12월과 2022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영란은행이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한 리스크(위험)를 제쳐두고 인플레이션에 맞서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란은행의 다음 MPC 회의는 내년 2월 3일 예정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기도 했다. 후세인 메디 HSBC자산운용 거시·투자 전략가는 "영란은행의 이번 결정이 상당히 놀랍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는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이 2022년에도 MPC의 추가 (금리인상) 조치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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