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임원 인사에서는 여성과 외국인 임원도 각각 12명과 5명 등 총 17명을 승진시켰다. 이는 지난해 1월 인사 때 9명, 12월 인사 때 10명 등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지속가능 경영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대상자 68명 중 40대는 총 10명으로 전체의 14.7%를 차지했다. 상무 승진 대상자 113명 중 4명은(3.5%)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상무 승진은 2013년과 함께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올해 최연소 승진자는 1976년생(45) 김찬우 부사장(세트부문 삼성리서치 스피치 프로세싱 랩장)과 1984년생(37) 박성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SOC설계팀 상무다.
부사장 중 최연소인 김 부사장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의 음성처리 개발 전문가로, 디바이스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를 통한 전략 제품 핵심 소구점 강화를 주도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최연소 상무’ 타이틀을 차지한 박 상무는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 전문가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GPU 설계 완성도 향상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 임원 중에선 생활가전 사업 분야 전문가인 양혜순 상무(53)가 부사장에 올랐다. 양 부사장은 가전 개발, 상품 전략을 경험한 가전 전문가로 고급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 개념 개발을 통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시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출 확대 성과를 거둔 미주 지역도 승진자를 다수 배출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주드 버클리 세트 부문 SEA법인(미국) 모바일 비즈(Mobile Biz)장은 베스트바이와 MS 출신의 미국 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B2C)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미국 스마트폰 매출 및 시장점유율 확대 등 모바일 사업 성장을 견인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이 계속 강조해온 ‘기술인재 우대’ 방침에 따라 소프트웨어(SW)분야 우수 인력도 다수 임원으로 발탁했다. 또한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 차별화 역량을 강화, 시장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관련 분야 주요 보직장도 승진시켰다. 이밖에 회사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R&D) 부문 전문가로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을 선임해 기술 회사로서 위상에도 신경을 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사장은 나이와 연공을 떠나 주요 경영진으로 성장 가능한 임원을 중심으로 승진시키고 핵심 보직에 전진 배치해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으로, 경험 확대와 경영자 자질을 배양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