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체육관 병상'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이 또다시 제기됐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9일 백브리핑에서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 병상은 환자에게 안 좋은 환경이 되고, 의료서비스 질 자체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 요인이 있다"며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02명 발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7000명대 기록이다.
확진자 폭증 영향으로 위중증 환자도 연일 최다치를 기록 중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7명 증가한 85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57명 추가돼 누적 사망자는 4077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도권 코로나19 중증병상 가동률은 85.0%로 이미 사실상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서울은 88.4%로 가장 심각하며, 인천은 87.3%, 경기는 81.1%를 기록했다.
전국 가동률은 78.8%다. 세종과 경북에는 남은 중증 병상이 한 개도 없고, 대전과 강원에는 2개씩만 남았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체육관, 컨벤션 센터, 야외 등에 대규모 임시 중환자 병동을 설치, 자원을 집중해서 병상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제안은 지난해 500~10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던 '3차 대유행' 발발 당시에도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지자 등장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정부는 임시 병상은 신규 확진자가 몇천 명 이상 나올 때를 대비한 것이라며 거점형 중환자 전담병원 등을 우선 논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에도 정부는 이러한 임시 병상이 중환자를 적절히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반장은 "의료기관의 중환자실은 밀폐된 시설에서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체온, 기온, 습도 등 모든 의료적 환경을 최적으로 맞추고 환자를 관리하는 첨단시설"이라며 "체육관이나 야외 천막에 그런 관리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굉장히 많은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검토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우리 의료체계에서 감당하는 것이 의료의 질과 적절한 진료 성적을 유지하는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고 이상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그런 제안은 중환자 병동이 아니라 일반 병동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외국에서는 중등 환자를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을 체육관 등에 설치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환자 병상을 체육관에 설치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