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 활성화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관련 법안 부재로 혼란을 겪고 있는 공유 킥보드 이용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PM법은 공유 킥보드 도입 당시부터 논의를 거듭해 왔으나 번번이 결렬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토교통부가 제도 도입에 의지를 갖고, 국회는 업계 입장을 일부 반영한 절충안을 법안으로 발의하는 등 합의 도출에 힘을 쏟고 있어 연내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9월 발의된 개인형 이동수단 관리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1월 발의된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2가지가 계류돼 있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 10월 국정감사 이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앞선 안건들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며 법안 처리가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다만 PM법은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 법안인 만큼 연내 법안소위 일정이 잡히기만 하면 신속하게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와 공유 킥보드 업체도 역시 이에 발맞춰 ‘공유 전동킥보드 발전 방안’ 토론회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올바른 공유 킥보드 질서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PM법은 개인형 이동수단(장치)을 제도권으로 들여오는 제정법으로 간주된다. PM법이 제정되면 공유 보험이 의무화되고 전용도로 등 인프라가 갖춰진다. 길에 방치된 기기들을 지자체가 관리할 근거도 마련되며, 필요한 경우에는 PM업체에 정부 보조금 등을 지원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규제와 처리방법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기준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공유킥보드는 편리한 이동 수단 중 하나로 큰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관련 법규가 부재해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는 공유 킥보드는 도로 위 통행을 제한하면 원칙적으로 규제돼야 한다. 하지만 같은 법상 이륜차로 분류돼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돼 있다. 방치된 킥보드에 과태료를 매기는 등의 규제가 어려운 이유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저마다 다른 법규를 끌어와 적용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가 불법 주·정차 견인 조치에 나서면서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5월부터 시행된 헬멧착용 의무화로 매출이 반 토막 났는데, 불법 주정차로 인해 매달 수억원에 달하는 견인료와 보관료까지 물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계는 PM법이 하루라도 빨리 제정돼 올바른 공유 킥보드 이용문화가 정립될 수 있는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공유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관련 법과 규제가 미흡한 탓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업체들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이용자나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만 키웠다”며 “하루라도 빨리 통일된 기준안이 마련돼 선제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공유 킥보드 전용도로 등의 인프라가 확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