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프랜차이즈 가맹지사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 지적...보호 대책 '절실'

2021-11-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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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세탁·교육업종 가맹지사 불공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

10곳 중 8곳 불공정행위 경험…구매 강요 · 계약해지 등

가맹사업구조 [사진=경기도 제공]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가맹지역본부(가맹지사) 10곳 중 8곳은 물품 강매, 계약 해지 통보 등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이들에 대한 보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등록된 교육서비스업과 세탁업 가맹지사 중 119곳(교과 33, 외국어 37, 세탁 49)을 대상으로 ‘2021년 가맹분야 가맹지역본부 실태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사실을 인지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 업종은 최근 본사와 가맹지사 간 분쟁이 발생했다.

가맹지사는 각 지역에서 가맹점이 일정한 품질기준이나 영업방식을 유지‧관리할 수 있도록 경영과 영업활동 교육‧지원을 수행하는 곳으로 가맹본부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가맹사업법 등 명확한 규정이 없어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로부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도 조사 결과, 가맹지사의 80.7%가 가맹본부의 부당행위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업종별로 세탁이 95.9%에 달했으며 교과는 78.8%, 외국어는 62.2%다.

A 가맹지사는 가맹점 교육 시 가맹점에 교재를 판매하는데 가맹본부로부터 5개월 동안 500부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A 가맹지사의 연간 최고 판매실적이 412부였던 만큼 코로나19 불황 속에서 이번 통보는 사실상 계약 해지였다.

또 B 가맹지사는 가맹지사 운영과 상관없는 수천만 원 상당의 기계 구매를 요구 받았지만, 재계약을 앞둔 상황이라 가맹본부의 강매에 응해야 했다.

이처럼 가맹지사들이 재계약 관련 불공정행위를 겪는 이유는 가맹사업법상 가맹지사와 가맹본부 간 계약유지 보장 규정이 없어 일방적 계약 해지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맹지사의 47.1%가 가맹본부로부터 계약종료 언급(계약 해지, 갱신 거절, 사업 포기 등)을 받은 적이 있으나 가맹지사와 달리 가맹점은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 10년간 계약유지를 보장받고 있다.

더구나 가맹지사들은 본인이 ‘가맹지사’라는 걸 38.7%만 인식하고 있었으며 가맹지사가 가맹점처럼 창업 시 가맹금 명목의 금액을 가맹본부에 지급하다 보니 자신들을 가맹점, 대리점, 가맹본부 협력업체 등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이밖에 이번 조사 대상 중 14건의 가맹지사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계약서 10건이 갱신 없이 자동 종료되는 1년 계약이라 가맹지사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업계 관계자 간담회 등을 거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회 등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지예 도 공정국장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달리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간관리자 ‘가맹지사’ 보호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며 “가맹지역본부 보호 규정을 추가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건의, 약관법 위반사항 검토, 표준계약서 권고 등 경기도 차원의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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