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초과세수 오차 논란에 관해 사과했다. 동시에 여당이 제기한 고의적 과소추계 의혹에 큰 불쾌감을 드러내며,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쓸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17일 생활물가 현장점검차 찾은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취재진에게 "올해 초과세수 오차가 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그동안 초과세수 규모를 10조원대로 밝혀오다 전날 오후 19조원으로 정정했다.
9조원에 달하는 세수 오차가 난 이유로는 빠른 경기 회복과 자산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는 지난 5월 말까지 실적과 지표를 바탕으로 한 전망이었다"며 "하반기 들어 경기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지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도 예상과 달리 더욱더 활발해져 추가적 초과세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초과세수 사용처를 두고도 여당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초과세수로 전 국민에게 추가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계획이다. 반면 재정당국은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15일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현장에서는 멀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며 홍 부총리를 저격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의 40%에 해당하는 7조6000억원은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고, 나머지 상당 부분도 소상공인 손실보상 부족 재원과 손실보상 비대상업종 추가지원 재원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 나머지는 내년 세계잉여금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