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19조→27조…초과세수 오류에 힘받는 추경

2022-01-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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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작년 11월 재정동향 발표

나주범 기획재정부 재정혁신국장(오른쪽)과 고광효 조세총괄조정관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1월호 발간과 관련해 세부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또 헛발질을 했다. 2개월 전 내놓은 초과세수 예상치가 다시 한번 뒤집혔다. 반년 만에 세 차례나 전망치를 수정하며 재정당국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당이 요구하는 설 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재부 "작년 초과세수 19조 이상"

13일 기재부는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이 323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조6000억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2차 추경 편성 때 기재부가 수정한 세입 예산인 314조3000억원보다 9조1000억원 많다.
아직 12월분이 남아있어 초과세수는 이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날 '2021년 11월 재정동향' 브리핑에서
 "작년 12월 세수는 재작년 12월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초과세수도 애초 전망했던 19조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0년 12월에 거둬들인 국세는 17조7000억원이다. 증가분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지난해 초과세수 규모가 26조8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세 번째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7월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연간 세수 전망치를 본예산 282조7000억원보다 31조6000억원 늘어난 314조3000억원으로 조정했다. 당시 초과세수에 해당하는 31조6000억원은 국민지원금 지급과 소상공인 피해지원 등 추경 사업에 활용했다.

추경 이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수가 더 들어와 10조원을 조금 넘어설 것"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11월 16일 그해 1~9월 국세 수입을 발표하며 추가세수 규모를 19조원으로 다시 한번 올려잡았다. 
여기에 2개월도 안 돼 8조원가량이 더 늘어난 셈이다. 본예산 당시 전망치 대비 초과세수는 60조원에 육박한다. 

세수 추계 오차율도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2차 추경 대비 8%, 본예산 대비 20% 이상 차이가 난다.

이어지는 세수 추계 실패 이유로는 코로나19가 첫손에 꼽힌다. 기재부는 매년 7∼8월 경상성장률과 민간소비 증가율, 수출입 증가율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여러 경제지표 전망치와 외부 전문기관이 예측한 증권 거래 대금·회사채 금리·주택 거래량·상용 근로자 수·명목임금 상승률 등을 모두 고려해 이듬해 세수를 추계한다.

지난해 세수를 추계할 당시인 2020년 여름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라 경제지표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여기에
정부 예상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에도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호조가 이어진 점이 오차 폭을 키웠다. 

안이한 대응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서상호 웅지세무대 경영세무정보학부 교수는 "꾸준한 경제 성장률과 부동산 관련 세금 증가는 예견됐던 상황이었다"며 "초과세수 전망 오류가 계속된 건 기재부가 그만큼 안이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설 이전에 추경" 힘 받는 여당

초과세수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설 전 추경 편성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는 재정 여건이 여유롭지 않다는 이유로 추경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초과세수가 8조원 더 늘어남에 따라 여당은 재원 마련 부담을 줄 수 있게 됐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국세 수입이 애초 정부 계산보다 10조원 안팎으로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왔다"면서 "정부도 더 이상 (추경이) 곤란하다고만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추경 편성과 관련해 "소상공인 피해 상황과 추가 지원 필요성, 세수 등 재원 여건 등을 종합 점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참모 회의에서 "예상보다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해 방역 장기화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어려움을 덜어드릴 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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