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언더아머' OEM 호전실업, 코스온 포기 '임박'

2021-11-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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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와 언더아머 등의 브랜드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하는 호전실업이 코스온 인수를 포기하고, 기존 의류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호전실업 홈페이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호전실업은 코스온 인수를 노리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코스온은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에 이어 국내 화장품 제조자 개발 생산(ODM) 업계 4위였던 화장품 제조사로 호전실업이 인수할 경우, 호전실업의 OEM 노하우, 안정적인 재무 상태 등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스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전실업은 인수 확정을 주저해왔다. 신주인수체결일은 기존 7월 9일에서 4차례나 연장되며 현재 내년 1월 7일까지 미뤄진 상태다. 인수 재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호전실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30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확보, 전 분기의 126억원에서 180억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11일 호전실업은 이번 호실적으로 확보된 현금을 131억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상환하는 데 쓰기로 공시했다. 2017년 다이나모홀딩스에 발행한 RCPS는 내년 7월부터 이자가 9%로 급격하게 늘어나긴 하지만 아직 8개월가량 시간이 남았다. 호전실업은 코스온 인수 이후 다시 재무적 여력을 확보할 시간이 넉넉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호전실업이 코스온을 인수하지 않는 것은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는 것보다 기존 의류 OEM 사업을 강화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온은 지난 3월 감사법인이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내며 거래정지가 된 상태다. 이후 실적이 반영된 2분기 매출은 8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80억원 대비 70%가량 줄었다. 반면 적자폭은 대폭 늘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늘었는데, 당기순손실 규모는 82.5억원에서 460억원으로 늘었다. 올 2분기 금융비용과 대손비용이 각각 200억원 이상 발생하며 당기순손실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또 기존 사업에 대한 자본적지출(Capex)도 필요하다. 호전실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294억원과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액 939억원, 영업익 68억원)과 비교해 각각 38%, 280%가 신장했다. 고가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의류 OEM을 하는 덕에 호전실업은 겨울에 많이 팔리는 제품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시점인 3분기에 실적이 좋은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상황이 기존보다 더 좋다. 이는 곧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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