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코스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전실업은 인수 확정을 주저해왔다. 신주인수체결일은 기존 7월 9일에서 4차례나 연장되며 현재 내년 1월 7일까지 미뤄진 상태다. 인수 재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호전실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30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확보, 전 분기의 126억원에서 180억원이나 늘었다.
그럼에도 호전실업이 코스온을 인수하지 않는 것은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는 것보다 기존 의류 OEM 사업을 강화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온은 지난 3월 감사법인이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내며 거래정지가 된 상태다. 이후 실적이 반영된 2분기 매출은 8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80억원 대비 70%가량 줄었다. 반면 적자폭은 대폭 늘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늘었는데, 당기순손실 규모는 82.5억원에서 460억원으로 늘었다. 올 2분기 금융비용과 대손비용이 각각 200억원 이상 발생하며 당기순손실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또 기존 사업에 대한 자본적지출(Capex)도 필요하다. 호전실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294억원과 영업이익 19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액 939억원, 영업익 68억원)과 비교해 각각 38%, 280%가 신장했다. 고가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의류 OEM을 하는 덕에 호전실업은 겨울에 많이 팔리는 제품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시점인 3분기에 실적이 좋은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상황이 기존보다 더 좋다. 이는 곧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