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회복세가 확실해지면서 시장이 수혜주 찾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2021년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충분한 수요와 공급 병목 현상 개선을 바탕으로 2022년 증익이 확실시되면서다. 증권사들은 내년 상반기는 부품주, 하반기는 완성차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7일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이 매출 17조7528억원과 영업이익 1조32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6.8% 상회한 수치로 고수익 제품의 판매율이 높아지는 믹스 개선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종목이 3분기 선방했다는 점은 오는 4분기, 나아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2020년 말부터 시작된 차랑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델타변이 확산으로 2021년에도 이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현대차와 기아가 선방했다는 점은 반도체 수급 정상화를 기점으로 두 종목의 실적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실제로 차랑용 반도체 주요 생산지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공장 가동률 상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부족 우려는 정점을 통과한 상태다. 최근 차량 수요 급증으로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웃도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차량 공급이 개선되는 즉시 신차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구성중 카카오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4분기 판매가 3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난 완화,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가이던스 상향에 따른 미래차 경쟁력 제고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생산 차질 장기화 여파로 미국과 인도 재고가 1개월 미만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당장 판매할 수 있는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생산판매 정상화에 따른 물량 회복 효과와 믹스 개선 효과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부연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 생산 정상화가 북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완성차주보다는 부품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대형 부품사들은 북미지역 생산 차질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만큼 반등도 빠를 전망이다. 만도와 에스엘, 현대위아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