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은 서로 다른 메타버스 생태계를 하나로 묶고, 플랫폼 내에서 일어나는 경제활동에 대해 증명하는 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메타버스는 인터넷, 모바일의 뒤를 이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PC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수많은 형태의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금융, 쇼핑, 교육 등 다양한 산업이 온라인으로 옮겨갔고,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서비스가 다시 오프라인 공간과 연결되는 O2O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정지훈 모두의연구소 최고비전 책임자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오픈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메타버스 플랫폼마다 고유의 경제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앞으로 블록체인이나 NFT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교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즉, 여러 메타버스에 구축된 경제가 서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메타버스는 단순히 기업이 소비자에게 일방향적인 콘텐츠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 생산하고 거래하는 등 경제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제페토에서는 제페토 스튜디오라는 기능을 통해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소품과 가상공간을 직접 제작하고 다른 사용자와 공유하거나 유로 재화로 판매할 수 있다. 마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해 판매하면서, 동시에 다른 개발자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쓰이는 소품과 공간을 NFT로 발행할 경우 해당 정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돼 누가, 언제 만들어서 누구에게 판매했는지 등의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해당 정보에 대한 증명이 가능하다.
조쉬 애넌 로블록스 제품관리 리더는 메타버스 경제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 내에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며, 향후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연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 가운데 자신이 구매한 아바타 아이템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블록체인과 NFT다. 블록체인은 이미 구매한 아바타의 소품이나 능력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술로, 플랫폼 사이에 연결성을 확장하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블록체인 기반 경제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계속됐다. 디센트럴랜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사용자는 여기서 NFT로 발행된 토지를 구매해 활용할 수 있다. 토지 소유자는 자신의 토지에서 직접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타인에게 제공할 수 있고, 토지 자체를 임대해 수익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더 샌드박스 역시 이러한 방식을 채택했다. NFT로 발행된 토지와 소품으로 이용해 게임을 만들고, 사용자는 게임을 즐기면서 유틸리티 토큰을 얻어 수익을 낸다. 국내에서는 제페토가 향후 NFT와 블록체인 기반 경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더 샌드박스 이요한 총괄매니저는 "메타버스는 경제, 사회, 문화 등 현실세계의 상호작용이 가상세계에서 이뤄지는 공간이다. 이러한 유기적인 거래와 순환경제를 뒷받침하는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과 NFT로 가상공간의 사유재산이 입증되며, 소비자는 플랫폼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