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업계 내부에선 '기업 총수가 동네북이냐'는 볼멘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처럼 올해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호통 국감이 이어질 경우, 국회가 국감의 본질인 행정부 견제보다 기업인 군기 잡기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 대표이사는 내달 1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진행되는 여러 상임위원회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우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이들 4대 그룹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실적이 저조한 이유 등에 대해 질의할 계획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LG 부회장, 김학동 포스코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위원장, 이강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 사장 등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농해수위는 4대 그룹 외에도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과 신동원 농심 회장, 송자량 삼양사 대표, 구지은 아워홈 대표 등 유통업계 대표들을 소환해 농산물 무관세 혜택 기업과 농어촌 상생 방안 등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다.
김기남 부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문제로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국감에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도 재계 서열 10위권 그룹 총수 중 6명을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려 눈길을 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정부가 추진 중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방안 및 고용 인원 감소 이유 등에 대해 질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환노위는 최정우 회장을 상대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1위 사업장에 이름을 올린 포항·광양제철소의 굴뚝자동측정기기(TMS) 기준 초과 문제, 주변 지역의 환경 피해 문제 등에 대해 따져 물을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과 최태원 회장, 최정우 회장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증인 신청 명단에도 포함됐다.
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정 회장에게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문제에 대해,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에게는 수소 경제와 관련된 이슈를 각각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원회(정무위)는 4대 그룹 대표이사 이외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와 구현모 KT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 3대 통신사 대표이사 모두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5세대 이동통신(5G) 품질문제로 인한 불공정 약관 문제에 대해 묻는다는 계획이다.
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을 대리점 및 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문제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오너 리스크로 인한 대리점주 및 주주 피해 문제로 국감장에 불러들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