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공짜’ 백신 대신 위조 증명서 사는 사람들

2021-09-02 17:08
  • 글자크기 설정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 등장... SNS 등에서 암거래

접종 의무화 정책 나오자 백신 불신론자는 위조 선택

한국은 아직 위조 사례 없어... 적발 시 10년 이하 징역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오름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백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백신 불신론을 외치면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를 누리기 위해 가짜 접종 증명서를 들이밀었다 붙잡힌 사람들이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등장한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
2일 AP, 뉴욕 타임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서 허위 백신 접종 증명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은 지난달 파리 근교 베르사유에 있는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가 111명에게 무단으로 백신 접종 증명서가 발급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증명서는 의사가 여름 휴가를 떠나 문을 닫았던 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 보건 당국은 증명서가 병원 내부 프로그램에 접속해야만 발급할 수 있는 점을 토대로 내부 직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프랑스는 7월 21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만 박물관, 영화관, 헬스장 등 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FP는 “SNS에서 백신을 맞지 않아도 사용 가능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지난 31일 백신 접종 증명서를 위조하고 구매한 혐의를 받는 1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재스민 클리퍼드는 지난 5월부터 SNS를 통해 약 250장이 넘는 증명서를 개당 200달러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스민은 뉴욕주의 전산망까지 노려 완전 범죄를 계획했다. 뉴욕주는 전국 최초로 ‘엑셀시오르 패스’를 통해 백신 접종을 증명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재스민은 나데이자 바클리와 공모해 구매자에게 250달러를 추가로 받고 뉴욕주의 백신 접종자 데이터베이스에 이름을 입력해준 혐의도 받는다.

구매자는 대부분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로서 백신 접종 필수 인력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즈는 “기업·도시·주가 특정 활동을 하는 그룹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를 시도하는 의지를 보여줌에 따라 위조 증명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이 위조 증명서 거래 창구로 지목받자 관련 계정을 삭제하고 위조 증명서 관련 콘텐츠 검열에 나섰다. 올해 초 미국 법무부는 각 SNS 운영기업 대표들에게 서한을 보내 해당 플랫폼에서 위조 증명서 판매를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가짜 백신 접종 카드 3000여장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와 압류된 바 있다. 위조 카드에는 진짜 백신 접종 카드처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고가 상단에 인쇄돼 있으며 신상 정보, 백신 종류 등은 공란이었다.

세관국경보호국 멤피스 지역항구 책임자인 마이클 니퍼트는 “백신은 무료로 어디서나 맞을 수 있다. 백신을 맞기 싫다면 그것은 당신의 결정이다. 하지만 위조 카드를 주문해 관리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법을 어기지는 말라”고 말했다.
 
여전히 팽배한 백신 불신론... "맞지 않을 자유 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6월 11% 수준에 그쳤던 전 세계 백신 최소 1회 이상 접종률은 이날 기준 39.63%로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은 최소 1회 이상 접종률이 60%를 넘겼으며 프랑스는 71.62%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으로 올라온 국가는 백신 접종자를 더 늘리기 위해 의무화에 가까운 인센티브를 꺼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올라온 국가는 백신 독려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신 불신론자는 여전히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 독일·그리스·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백신을 맞지 않을 권리를 외치며 민주주의와 자유 보장을 호소했다.

미국 백신 접종률은 접종 거부자로 인해 정체 중이다. 이날 AP통신은 플로리다주 내 기업·학교·기관이 백신 접종 증거를 요구할 시 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전했다. 앞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CDC의 방역 지침을 수용하지 않고, 백신 접종 의무화 시행도 거부한 바 있다.

미국 내 흑인사회에서는 과거 터스키기 매독 생체실험 사건 등을 바탕으로 인체 실험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비영리기구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KFF)은 흑인의 35%가 백신이 안전하다고 판정돼 무료로 보급되더라도 '절대로 또는 아마도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국내 백신 접종자는 예방접종 증명서 발급 앱인 ‘COOV’나 종이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또한 방역 당국은 기념품격인 ‘접종 증명 스티커’를 배포 중이다.

이날 기준 한국에서는 아직 백신 증명서를 위조한 사례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허위 증명서 조작에 대해 COOV의 보안 조치는 지난 5월 관련 보도 후 즉시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 증명서 위조·도용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추진단은 “(증명서, 스티커 등을) 위조 혹은 변조했을 때는 형법상 공문서 위·변조,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을 적용해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