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칼럼] 위드 코로나, 과도한 공포심은 금물

2021-08-0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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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확보로 전략 수정해야



 

[김용하 교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500명대를 넘어선 이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가 20만명, 사망자 수는 2000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겨울 3차 팬데믹 이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도 끝이 보이는구나 하고 방심한 순간 코로나 확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코로나 재확산은 일본,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감염자 수는 2억명에 육박하고 사망자 수도 4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V자형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 성장률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6.5%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망치 8.4%에 못 미치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3%로 제시하여 지난 4월 전망치(3.6%)보다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새로운 전망치가 7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4차 팬데믹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높은 수출증가율을 보였고, 최근 6월 기준으로 생산은 1.6%, 소비는 1.4%의 동반 회복세를 보였지만 투자는 0.2% 감소했다. 7월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있어 음식, 숙박, 여행 등을 중심으로 소비는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지만 4차 팬데믹은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에 대한 과열된 기대로 발생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조짐 등이 완화되는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

따라서 4차 팬데믹에 따른 부정적 경제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4차 팬데믹 이후 코로나 양상이 변화 조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응전략도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신규발생률이 한때 꺾이는 듯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종인 델타를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른바 백신을 접종해도 다시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델타 바이러스의 성격은 아직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서 전염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이 전 국민의 60~70% 선에 이르면 사회적 면역상태로 전환되고 마스크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무너지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코로나 환자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코로나에 따른 치명률은 2020년 12월 2.70%에서 금년 6월에는 0.24%로 거의 10분의1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증화율도 4월 이후 감소하여 2%대를 보이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의 치명률인 0.1~2% 수준에 근접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전염성은 높지만 치명률은 크게 낮아졌다는 것, 그리고 현재 추세대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진다고 전제할 때, 코로나19에 대한 필요 이상의 막연한 과대 공포심은 극복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코로나19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쉽지 않게 되었고, 새로운 변이도 계속하여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더 이상 인류가 마냥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것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는 독감바이러스와 같이 인류 가까이에 퍼져 있는 바이러스 중의 하나가 되는 상황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을 놓아서는 안 되지만 대응전략도 수정해야 한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 전략이 늦고 미숙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확보를 조기에 성공한 국가들은 접종률이 60%를 넘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30%를 넘어서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늦어진 것은 이젠 어찌할 수 없지만 지금은 치료제 확보가 더 급해졌다. 백신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발병률은 쉽사리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거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이 절대적으로 효과성이 높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여러 종의 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유수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가 성능이나 상용화 시기 측면에서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에만 의존하지 말고 현 단계에서 성능이 뛰어난 치료제를 철저히 비교 분석해서 식별하고, 선별된 치료제에 대한 선 구매를 서둘러야 한다. 선 구매는 비용 측면에서나 성능 면에서 기대치 이하가 될 가능성 등으로 리스크가 높지만, 치료제 확보마저 늦어진다면 코로나에 대한 우리 경제‧사회의 회복력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에 대한 보험료 지불을 아낄 때가 아니다.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했던 백신 확보의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유관 정부부처와 국회가 보건당국이 가질 수밖에 없는 정책 결정 부담을 함께 나누고 덜어주어야 한다.

백신 접종 속도를 더 가속화시켜야 한다. 기존의 백신 도입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되 추가적인 백신 확보도 서둘러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력이 높은 백신을 중심으로 전 국민이 몇 차례 더 접종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물량을 국내 백신 생산능력과 연계하여 선 구매계약을 추진해야 한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4차 팬데믹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행정 규제는 극히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이제 더 이상 발동하지 않도록 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보다는 지혜롭게 경계하는 생활이 가능하도록 사회적 대응심리도 바꿔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용하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전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 △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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