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황재희 기자]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전임연구교수)이 세대 간 불균형을 깨는 정치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사안이라도 세대별 진단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며, 국민들의 니즈(needs)를 제대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회만 봐도 55세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들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대의민주주의를 위해서는 20~70대 의원이 모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2030이 대한민국 인구의 30%를 차지하는데, 그러면 국회에도 2030 정치인이 90명은 있어야 한다”며 “50대가 바라보는 취업정책과 우리 세대가 바라보는 것은 괴리가 있다. 그런 것들을 지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도 마찬가지고, 지금은 여전히 50~60대가 주류이고 주도권을 갖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 관련 스타트업 등은 30대가 임원이 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졌으나,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여전히 세대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인이 실패하면 ‘청년’ 낙인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여의도에 ‘이준석 돌풍’이 일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나.
"청년 바람의 원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당시 안 대표가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청년정치 바람이 불었고, 민주당에서도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작년에는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청년정치인을 영입하기도 했고, 전략공천도 많이 줬다. 그래서 장경태‧오영환‧홍정민 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탄생했다는 것은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다 있겠으나, 굉장한 변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 선출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그를 선택했다고 본다. 정치에서 이익추구 관점이 잘못 작동되면 계파를 형성하거나 당직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작동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긍정적으로 작동했다고 본다."
-청년 정치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마주한 상황은 기대와는 달랐을 거 같다.
"2004년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들어와 정치계에 입문했다. 열린정책연구원에서 인턴 연구원을 시작으로 18년 정도 몸담았는데, 청년으로서 느끼는 좌절감보다는 당이 물 흐르듯이 이어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막힌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 보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이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도 김민석‧송영길 의원 등 청년정치인이 있었지만 ‘청년정치’라는 말은 없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정책이나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실패하면 ‘청년정치인이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우려된다. 사실 그런 경우에는 청년 이준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 이준석이 실패했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내가 지역구에서 낙선하면 청년이 아닌 정치인 정은혜가 낙선했다고 봐야 하지만 아직도 사회는 청년이라는 볼륨이 너무 적으니 청년 1명이 실패하면 ‘역시 청년은 안 되는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50~60대라도 젊게 생각할 수 있고, 2030세대도 성숙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청년‘으로 묶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인가.
"정당에서 18년 동안 생활해 보니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큰 것은 정당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정치인으로 한정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정당정치주의'에 있다고 본다. 당이 책임지고 후보를 내고 정권을 잡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민주주의가 교차하면서 번갈아 가며 경쟁을 할 때는 ‘국민의 삶을 얼마나 더 나은 삶으로 만들까’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청소년부터 당원 생활이 가능하다. 15세부터 당원 생활을 시작하면 25세만 돼도 벌써 경력이 10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자연스럽게 경력을 능력으로 본다. 우리는 청소년의 경우 당원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이 선례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영입인재도 필요하지만 육성인재도 필요한 법이다."
정 전 의원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회만 봐도 55세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들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대의민주주의를 위해서는 20~70대 의원이 모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2030이 대한민국 인구의 30%를 차지하는데, 그러면 국회에도 2030 정치인이 90명은 있어야 한다”며 “50대가 바라보는 취업정책과 우리 세대가 바라보는 것은 괴리가 있다. 그런 것들을 지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도 마찬가지고, 지금은 여전히 50~60대가 주류이고 주도권을 갖고 있다”며 “디지털 경제 관련 스타트업 등은 30대가 임원이 될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졌으나,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여전히 세대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최근 여의도에 ‘이준석 돌풍’이 일었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나.
"청년 바람의 원조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당시 안 대표가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청년정치 바람이 불었고, 민주당에서도 과거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작년에는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청년정치인을 영입하기도 했고, 전략공천도 많이 줬다. 그래서 장경태‧오영환‧홍정민 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탄생했다는 것은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다 있겠으나, 굉장한 변화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 선출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그를 선택했다고 본다. 정치에서 이익추구 관점이 잘못 작동되면 계파를 형성하거나 당직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작동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긍정적으로 작동했다고 본다."
-청년 정치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마주한 상황은 기대와는 달랐을 거 같다.
"2004년 열린우리당 당원으로 들어와 정치계에 입문했다. 열린정책연구원에서 인턴 연구원을 시작으로 18년 정도 몸담았는데, 청년으로서 느끼는 좌절감보다는 당이 물 흐르듯이 이어나가야 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막힌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 보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이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도 김민석‧송영길 의원 등 청년정치인이 있었지만 ‘청년정치’라는 말은 없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정책이나 가치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실패하면 ‘청년정치인이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우려된다. 사실 그런 경우에는 청년 이준석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 이준석이 실패했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내가 지역구에서 낙선하면 청년이 아닌 정치인 정은혜가 낙선했다고 봐야 하지만 아직도 사회는 청년이라는 볼륨이 너무 적으니 청년 1명이 실패하면 ‘역시 청년은 안 되는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50~60대라도 젊게 생각할 수 있고, 2030세대도 성숙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청년‘으로 묶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인가.
"정당에서 18년 동안 생활해 보니 대의민주주의의 가장 큰 것은 정당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정치인으로 한정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정당정치주의'에 있다고 본다. 당이 책임지고 후보를 내고 정권을 잡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민주주의가 교차하면서 번갈아 가며 경쟁을 할 때는 ‘국민의 삶을 얼마나 더 나은 삶으로 만들까’ 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청소년부터 당원 생활이 가능하다. 15세부터 당원 생활을 시작하면 25세만 돼도 벌써 경력이 10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자연스럽게 경력을 능력으로 본다. 우리는 청소년의 경우 당원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이 선례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영입인재도 필요하지만 육성인재도 필요한 법이다."
◆MZ세대, 정치에 큰 관심··· 與 장기플랜 없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가 정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세대‧시대 교체의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당연히 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이준석 대표를 두고 나이만 어린 당대표라고 칭할 수 있겠으나 이것 자체도 사실은 굉장히 큰 변화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신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10년간 당에서 최고위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하면서 당대표로서의 관점을 길러왔다. 당대표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됐다는 것인데, 이 말 뜻은 당에서 주요결정을 하는 당직, 비서실장이나 정책위의장 등 그런 주요 당직 자리에 청년이 참여하면 관점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작은 조직에 있다고 하면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없다. 이 대표 당선 이면에는 이것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민주당 보석함에도 그런 청년들이 많다. 때문에 나이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2030이라도 경력이 충분하다면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갈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2~3명 정도는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MZ세대는 이제 아픈 손가락으로 비유된다. 지난 4‧7재보궐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났는데, 어떻게 바라보나.
"지난 재·보궐은 일단 부동산 문제가 컸고, 두 지역 모두 우리 당 잘못에 의한 부분으로 촉발됐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냉정하게 선택을 받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이 젊은 층에게 청년 정책 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지 못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나는 정치를 마치 프러포즈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다 알려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이란 마음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실패했다. 부동산 문제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연관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끌지 못하고 개혁에만 집중한 탓도 있다."
◆젠더 갈등 심화 우려··· 라테파파법 필요
-일각에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반페미니즘 발언을 쏟아내면서 남성중심주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스스로는 반(反)페미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뉘앙스 측면에서는 남성들이 불합리하게 공정에서 뒤처져 있고 여성들이 과도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표가 실제로 20대 남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은 맞지만 나는 이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능력주의는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부터 이미 여성들의 성적이 뛰어나 남성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굳이 사회에서 할당제를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이처럼 성적대로만 본다면 남성들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시험에서 보통 쉬운 정답은 오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실제로 정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능력주의, 20대 남성 홀대론은 굉장히 쉬운 오답이다. 이것은 기성세대와 우리세대, 즉 근본적인 구조를 봐야 하는 문제인데 나와 가장 가까운, 내 옆에 있는 여성으로 문제를 돌리고 있다. 이는 마치 586을 두고 무조건 민주화했던 사람으로 한정짓는 것과 같다."
-특히 야권에서는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등을 주장, 젠더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는 모습인데.
"젠더 갈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가정이 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육아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4시에 퇴근할 수 있게끔 해주면 남성들은 이를 공격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여성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온전히 여성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책을 담은 ‘라테파파법’을 발의한 바 있다. 아버지도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법인데, 시대가 변하면 정책도 이에 맞춰 변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가부장제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언젠가 노숙자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사업 실패로 인해 집에 가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있었다. 가족들은 보고 싶은데 가장으로서 면목이 없어서 가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이 부분도 가부장제에 대한 피해라고 생각한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가 정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세대‧시대 교체의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당연히 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이준석 대표를 두고 나이만 어린 당대표라고 칭할 수 있겠으나 이것 자체도 사실은 굉장히 큰 변화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신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대표는 10년간 당에서 최고위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하면서 당대표로서의 관점을 길러왔다. 당대표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됐다는 것인데, 이 말 뜻은 당에서 주요결정을 하는 당직, 비서실장이나 정책위의장 등 그런 주요 당직 자리에 청년이 참여하면 관점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작은 조직에 있다고 하면 그런 마인드를 가질 수 없다. 이 대표 당선 이면에는 이것이 쌓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민주당 보석함에도 그런 청년들이 많다. 때문에 나이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2030이라도 경력이 충분하다면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갈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2~3명 정도는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MZ세대는 이제 아픈 손가락으로 비유된다. 지난 4‧7재보궐선거에서 확연히 드러났는데, 어떻게 바라보나.
"지난 재·보궐은 일단 부동산 문제가 컸고, 두 지역 모두 우리 당 잘못에 의한 부분으로 촉발됐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냉정하게 선택을 받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당이 젊은 층에게 청년 정책 등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지 못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나는 정치를 마치 프러포즈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다 알려야 하는 것이다. 정치인이란 마음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실패했다. 부동산 문제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연관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장기적인 계획으로 이끌지 못하고 개혁에만 집중한 탓도 있다."
◆젠더 갈등 심화 우려··· 라테파파법 필요
-일각에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반페미니즘 발언을 쏟아내면서 남성중심주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스스로는 반(反)페미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하지만 뉘앙스 측면에서는 남성들이 불합리하게 공정에서 뒤처져 있고 여성들이 과도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표가 실제로 20대 남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은 맞지만 나는 이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능력주의는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부터 이미 여성들의 성적이 뛰어나 남성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굳이 사회에서 할당제를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있다. 이처럼 성적대로만 본다면 남성들은 사회에서 설 자리가 없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시험에서 보통 쉬운 정답은 오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실제로 정답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대표가 말하는 능력주의, 20대 남성 홀대론은 굉장히 쉬운 오답이다. 이것은 기성세대와 우리세대, 즉 근본적인 구조를 봐야 하는 문제인데 나와 가장 가까운, 내 옆에 있는 여성으로 문제를 돌리고 있다. 이는 마치 586을 두고 무조건 민주화했던 사람으로 한정짓는 것과 같다."
-특히 야권에서는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등을 주장, 젠더 갈등이 더 심화되고 있는 모습인데.
"젠더 갈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가정이 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육아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4시에 퇴근할 수 있게끔 해주면 남성들은 이를 공격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여성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온전히 여성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앞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육아하는 부모를 위한 지원책을 담은 ‘라테파파법’을 발의한 바 있다. 아버지도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법인데, 시대가 변하면 정책도 이에 맞춰 변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가부장제 인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 언젠가 노숙자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사업 실패로 인해 집에 가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있었다. 가족들은 보고 싶은데 가장으로서 면목이 없어서 가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이 부분도 가부장제에 대한 피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