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벌금에 중국 의약품 집중구매에 따른 약값 인하에 이어 이번엔 회장이 사퇴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항서제약은 지난 9일 저녁 상하이거래소 공시를 통해 "저우윈수(周雲曙)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상장사 회장, 총경리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사 변동이 회사의 정상적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며 "저우 회장의 사퇴로 쑨퍄오양(孫飄揚) 전 회장이 당분간 회장직을 대신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회장직에 오른 저우 회장이 3년간 임기를 절반 밖에 채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난 것이다. 몇 달 전 실적 발표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저우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시장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저우윈수 회장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에도 12일 항서제약 주가는 1.6%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쑨퍄오양 회장의 앞날에도 과제가 산적해있다.
당장 항서제약 주가 성적표가 부진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당 115위안으로 최고점을 찍은 항서제약 주가는 올 들어서만 43% 이상 하락하며 60위안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사실상 2년 전 수준으로 퇴보한 셈이다.
주가 하락에 중국 의료 제약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내줬다. 올해 4월 중국 의료기기업체 매서의료(邁瑞醫療, 300760.SZ)에 이어, 6월 약명강덕(藥明康德, 603259.SH)에도 추월당한 것.
올 들어 잇단 악재가 터져나오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항서제약은 앞서 4월 의약품 납품 대가로 병원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회계를 조작한 혐의로 5만 위안의 과징금을 물었다.
이어 지난달에는 제5차 국가 의약품 집중구매(입찰)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내면서 실적 압박이 우려됐다.
또 이달 초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가 '항종양제 임상연구개발 가이드라인(이하 초안)'을 발표해 신약 개발 문턱을 높이고 제약업계에 만연한 저질 의약품, 복제 의약품 개발에 철퇴를 가하기로 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비록 항서제약이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의 약 19%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지금까지 중국내 8종 신약을 출시하는 등 40여종 신약이 임상실험 중에 있긴 하지만, 국가의약품 입찰에 따른 약값 인하, 신약 개발 정책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한편, 항서제약은 중학개미가 가장 많이 투자한 중국기업 중 하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중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 주식은 항서제약이었다. 항서제약 보유액은 5억9678만 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