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M&A 결산] 하반기에도 새주인 찾는 대어급 M&A 줄줄이···'격전' 예고

2021-07-12 06:04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초부터 대형 계약이 이어졌던 인수·합병(M&A) 시장은 하반기에도 활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수 조원대 기업들의 매각 절차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매물들도 줄줄이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실탄을 장전했던 주요 대기업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요기요·한온시스템·휴젤··· 식지 않는 M&A 시장

현재 M&A 시장에서는 요기요와 한온시스템, 휴젤 등 대어급 매물들의 매각전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상반기 시장이 숨가쁘게 달려온 가운데 잠시 숨을 고르는 소강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관심은 지난해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M&A 이후 시장에 나온 요기요를 향하고 있다. 요기요는 여전히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당초 배달앱 시장 2위라는 위치를 무기로 몸값이 2조원을 호가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5000억~1조원 수준을 적정 가격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특히 유력한 원매자 중 하나였던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택하며 몸값이 하향 조정된 상태다. 원매자로 지목되던 전략적 투자자들(SI)이 이탈하며 현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만 남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본입찰에 참여한 곳은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3곳이다.

공정위가 제시한 매각 시한은 8월 3일까지만, DH 측은 이번 주 시한 연장을 요청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중 MBK파트너스의 경우 앞서 이뤄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불참하며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거래가 성사된다고 해도 기한 내에 대금 납입은 사실상 어렵다. 원매자 측에서도 거래를 서두를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인수 이후 매각 주체인 DH와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 3위 업체인 쿠팡이츠의 추격이 매섭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정 가격과 인수 이후 전략에 대한 고심이 필요하다.

한온시스템은 해외 SI와 국내 PEF가 적격인수후보군(쇼트리스트)에 포함된 후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는 지난달 30일 독일 말레와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털 등을 쇼트리스트에 선정했다. 차량 공기조화부문에서 글로벌 2위 업체인 한온시스템은 현대차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에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매물로 나온 직후부터 7조원 수준의 몸값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사들였던 3조8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한온시스템이 보유한 열관리 기술의 가치도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매각 추진 초기에는 LG그룹 등의 참전이 예상됐지만,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해외 기업과 PEF들만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보톡스 1위 업체인 휴젤도 시장에 나왔다. 수의 계약 형태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최근 공개 입찰로 전환됐다. 현재 국내 대기업에 이어 외국계 기업 다수가 인수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설립된 휴젤은 국내 1위 보톡스 업체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톡스 균주 관련 소송전을 벌이는 동안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국내 보톡스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앞으로도 높은 성장 잠재력이 기대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이 2조원대 가격을 희망하는 가운데, 국내에선 신세계백화점과 GS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 매물도 줄이어··· 대기업發 사업재편도 기대

중소형 매물들의 매각 절차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한벽지를 보유한 PEF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카무르PE)는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해 KB증권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는 1400억원 정도다. 1996년 설립된 신한벽지는 대기업 계열사인 LX하우시스에 이어 업계 2~3위 지위를 갖고 있다. 최근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건자재 시장 역시 호황을 보이며 신한벽지 실적도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카무르PE가 인수한 2016년 당시 매출액은 685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3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달 말 예비입찰이 예정되어 있으며 현재 20여곳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및 해양플랜트 변압기 제조회사 KOC전기 매각도 흥행이 점쳐진다. 예비 입찰 이후 쇼트리스트에 중견 무역 기업 등 4~5곳이 선정된 후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1995년 설립된 KOC전기는 2015년 PEF 스카이레이크에 인수됐다. 당시 스카이레이크는 회사 지분 73.4%를 770억원에 사들였으며 이후 개인주주들의 지분도 추가 매입해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조선업이 해운 시장 회복과 함께 업황이 회복되며 KOC전기도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인수 당시 619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2018년 404억원까지 감소했지만, 2019년과 2020년 각각 522억원, 507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기업 헬스밸런스도 이달 중순 본입찰이 예정되어 있다. 매각 대상은 지난해 인적분할된 이유식 사업 부문을 제외한 지분 전량이다. 운동 관련 온라인 쇼핑몰인 피트니스스토어, 마스크 브랜드 에티카의 생산 및 판매 업체 필트 지분 등이 포함됐다. 헬스밸런스는 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2012년 홍삼 브랜드 '천지양' 인수 이후 이유식 회사 엘빈즈와 건기식 유통회사 헬스밸런스를 사들이며 현재 종합 건강기능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주인인 미국계 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은 2800억원에 헬스밸런스를 사들였고, 지난해 이유식 관련 브랜드 등을 인적분할해 신설 법인인 '에이치비에프앤비'로 이전한 상태다.

현재 드러난 매물들을 제외하더라도 하반기 M&A 시장은 여전히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내 대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며 파는 기업도, 사는 기업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SK그룹의 경우 사업 구상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들은 과감히 매각하고, 필요한 부분에서는 빠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 지분을 PEF인 IMM PE에 넘기고, 야구단인 SK와이번스는 시장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신세계에 매각했다. 대신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를 통해 지난해 1조원가량에 종합 환경 폐기물업체인 환경시설관리를 1조원에 인수한 뒤, 올해도 폐기물 업체 4곳을 연이어 사들였다.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에 이어 W컨셉, 이베이코리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3조4000억원가량의 높은 가격을 써냈다. 유통 경쟁사인 롯데쇼핑이 3조원 이하의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라는 성장 전략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전국 이마트 부지와 스타필드 등 유동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서울 강서구 가양점 토지와 건물 등을 6820억원에 매각했다. 하반기에는 이들 외에도 LG, 현대차 등 대기업들과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들의 행보도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