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의 DB그룹, 1년새 젊고 강해졌다

2021-07-0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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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의사결정으로 성장 견인...대기업집단 복귀·영업익 첫 1조 달성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룹의 신선한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의 장남으로서 지난해 경영권 바통을 이어받은 김 회장은 45세의 젊은 나이를 무기로, 조용하면서도 간결한 의사결정으로 그룹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영업이익 1조 시대 열어...DB하이텍 매출 1조 기대

30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은 2015년 준대기업으로 밀려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5월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에 6년 만에 복귀했다. 재계는 이를 두고 '김남호 순항의 증거'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그룹 총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다. DB는 공정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39위지만 매출액으로는 14위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DB그룹은 매출 23조원, 영업이익 1조8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3년 24조원을 찍은 이후 최대치이고,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특히 그룹 매출의 80%를 차지한 DB손해보험과 DB금융투자 등의 금융 계열사 쏠림 현상이 김 회장 취임 이후 완화된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반도체 계열사인 DB하이텍은 올 1분기 연결 매출 2437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2021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1조607억원, 영업이익 2788억원이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DB그룹 제공]



◆40대 총수로 한층 젊어진 회사...소통 접점도 늘려

40대 총수의 등장으로 그룹의 외연뿐만 아니라 사내 분위기도 한층 밝고 부드러워졌다. 김 회장은 2009년 1월 동부제철 차장으로 입사한 뒤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영업·공정관리·인사 등 각 분야의 실무경험을 두루 쌓았다. 회장 취임 직전에는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맡는 등 다양한 계열사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조용히 경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김 회장은 허례허식을 거두고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의사결정을 지향하고 있다. 일례로 그는 대면보고뿐 아니라 수시로 메신저 등을 활용한 비대면 보고도 꺼리지 않는다. 과거 김 전 회장 시절에는 감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 회장은 작년 취임사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것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김 회장은 고객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DB그룹은 올해부터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는데, 김 회장이 지난 20일 대회 기간 중 골프방송 채널에 깜짝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방송에서 "2021년부터는 한국여자오픈 공동 주최를 통해 대한민국 골프 발전에 더 큰 보탬이 되고자 한다"며 국내 골프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DB그룹은 현재 DB손해보험을 통해 남녀 프로 골프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최근 그룹 광고도 MZ세대를 겨냥해 신선하게 바꿨다. 앞서 “내 꿈을 펼쳐라”는 표어를 앞세워 공익광고 느낌이 강했던 DB그룹은 지난 5월부터는 새로운 광고를 선보였다. DB를 한글자판을 누르면 ‘유’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를 통해 젊고 역동적인 DB그룹의 모습을 담았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조용하지만 확실한 소신이 있고, 그동안 보수적인 그룹 이미지를 탈피해 고객과도 소통의 접점을 늘리고 싶은 것 같다”며 “그런 의지가 골프방송 출연과 새 광고 등에 녹아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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