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위 '18.5조' 몸값 카뱅... 증권가선 "적절한 수준"

2021-07-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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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총 18조5000억··· 기존 추정과 유사한 수준

상장 당일 유통 물량, 카카오뱅크의 성장성 고려하면 매도 덜할 것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기업공개(IPO)에 착수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가격인 데다, 유통 물량 등 공모 구조도 상대적으로 시장 친화적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1~2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8월 5일 상장할 예정이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3000~3만9000원이다. 상장 후 주식 수가 4억7510만주로,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약 18조5289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KB금융(약 23조원)과 신한지주(약 21조원)에 이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금융지주 중 3위 수준이다. 만약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할 경우 시총은 약 48조원으로, 1·2위 금융사를 합친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약 11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3조4552억원), 신한지주(3조4146억원)는 물론 지방금융지주인 DGB금융지주(3073억원)에도 뒤처지는 수준이다. 

일부 공모주 투자자들은 이 같은 외형 차이를 이유로 카카오뱅크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수조원대의 공모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연이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며 공모가 조정에 나선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증권신고서에 나타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과 과거 시장 참여자들의 평가를 고려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 범위는 기존 기업가치 추정 범위 안에 속한다"며 "그간 시장 참여자들은 코스피 상장 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10조~20조원 내외로 추정해왔다"고 분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모가는 시장의 예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9만원대의 장외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됐다"며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플랫폼 기업이 아닌 전통적인 금융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고, 상장 후 자본총계 대비 3.1~3.7배로 설정됐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유통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공모가 전반적으로 시장 친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은 총 발행주식의 27%다. 일반적인 IPO 기업들이 30% 이상의 유통 물량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규모를 고려하면 유통 물량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장외 가격 등을 고려하면 최근 논란을 빚었던 다른 대형 공모주와는 달리 적절한 수준의 공모가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라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잠재력,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세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 당일 매도 물량도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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