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가구 중 전세 단 28건…1년 새 서울 전세 매물 절반 증발

2021-06-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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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물건, 3만7107건에서 2만44건으로 46% 감소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84.95㎡는 이달 23억원에 전세 계약…지난달 보다 8억↑

반포의 한 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임대차3법의 영향으로 새로 나오는 전세매물이 줄어 나오는 즉시 거래되는 편이에요. 전셋값도 크게 올랐어요."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인근 공인중개업자 A씨)

임대차3법 중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서울의 전세 물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 가구에 이르는 대형 단지에서도 거래 가능한 전세 물건이 수십건에 불과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3500가구가 넘는 관악드림타운에는 현재 전세 물건이 28건만 남아 있다. 지난해 8월 1일(95건)과 비교하면 70.6%가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7107건에서 2만44건으로 46%가량 줄었다.

A씨는 "관악드림타운은 3544가구 대형 단지인데도 전세 물건이 거의 없어 구하기 힘들다"며 "학세권이라 젊은 부부들한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드는 만큼 전셋값은 크게 뛰었다. 새롭게 계약을 맺는 매물과 갱신 물건으로 이중가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관악드림타워 전용 84㎡ 전세는 모두 4억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이달 5일에는 6억5000만원, 12일에는 6억원에 거래됐다. 

서초 반포동에서도 전세 감소와 함께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임대차3법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가 이주를 시작한 영향이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는 지난해 8월 1일 150건에서 이날 36건으로 매물이 76% 줄었으며,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도 같은 기간 153건에서 24건으로 84.4%가량 매물이 줄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84.95㎡는 이달 23억원에 전세 계약이 진행됐다. 해당 면적대 신고가로, 지난달 같은 면적대 전셋값이 15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 새 8억원이 올랐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3법으로 인해 매물이 줄었는데 이주도 진행되고 있다"며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세물량은 더 줄고 가격은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3법 이후 갱신물량 증가와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변경하면서 물건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신규 입주 물량 자체가 적은 와중에 거주 의무 등이 있어 전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본질적인 방법은 신축 물량 공급을 늘리는 것인데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의무거주기간을 완화하거나 임대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줘 전세 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단기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임대차3법으로 인해 공급이 예전보다 줄고 전셋값이 올랐다 "이번에 5%만 올리고 갱신한 사람들도 2년 뒤 새로 재계약할 때가 되면 크게 오른 전셋값으로 계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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