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넘어 제약명가 꿈꾸는 HK이노엔…IPO로 재무부담 털어낼까

2021-06-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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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위원회서 HK이노엔 상장예비심사 승인…3분기 상장 목표

CJ그룹서 한국콜마로 인수 시 5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차입금 떠안아

상장 시 유입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과 연구개발투자에 사용될 예정

[사진=HK inno.N 제공]

[데일리동방] 한국콜마의 자회사 HK이노엔이 올 하반기 중 진행할 예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HK이노엔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고 25일 밝혔다. HK이노엔은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3분기쯤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JP모건이 맡았다.

HK이노엔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에서 분할돼 설립된 HK이노엔(舊 CJ헬스케어)은 2018년 한국콜마로 인수됐다. 당시 인수금액 1조3000억원 가량 중에서 HK이노엔이 약 5000억원을 부담했다. 한국콜마가 HK이노엔을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씨케이엠을 설립했고, 인수된 후 HK이노엔은 지난해 씨케이엠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차입금을 떠안은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HK이노엔의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2019년 말 2200억원 수준이었던 HK이노엔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7000억원 규모로 늘었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38.5%에서 43.2%로 뛰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약 17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었다. 차입금 상환을 비롯해 유형자산 취득, 이자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인 것이다. 모회사 한국콜마는 올 4월 HK이노엔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상환에 쓰였다.

올 하반기 상장을 통해 유입된 현금 중에서도 1500억원은 장기차입금 의무조기상환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HK이노엔은 조달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투자 등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안팎에서는 HK이노엔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실적상승과 함께 각종 연구개발(R&D)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숙취해소음료 '컨디션'과 '헛개수'로 알려진 HK이노엔은 현재 암과 자가면역, 감염질환 중심의 20여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가면역 치료제 신약(IN-A002, IN-B004)이 국내 임상1상 중이고, 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제(IN-A010)의 경우 유럽에서 임상2상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에서 세번째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을 신청했다.

특히 국산 신약 30호로 기록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2019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매출 812억원을 올리며 2년 만에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외형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케이캡은 미국에서도 올해 4월 FDA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은 상태로, 연내 임상 1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HK이노엔은 지난해 말 매출 5984억원에 영업이익 8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0.8%, 영업이익은 20.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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