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소설 감자·배따라기), 안익태(애국가), 안창호(독립운동), 이중섭(작품 소), 황순원(소설 소나기·목넘이 마을의 개).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수차례 들어봤을 익숙한 이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평안남도 출신이라는 점이다. 김동인·안익태는 평양시, 안창호는 강서군, 이중섭은 평원군, 황순원은 대동군에서 각각 태어났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에서는 이명우 평남지사를 비롯한 발간위원회 관계자들과 평남 인물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발간식이 열렸다.
위원회에 따르면 인물 선정 등 구체적인 출간 논의는 2019년 10월부터 시작됐으며, 지난해 최우선 평남 도정사업으로 추진됐다. 정병욱 행정안전부 이북5도 평안남도 사무국장은 "명예시장·군수, 원로 유지 등이 총 126명을 추천한 가운데 심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100명으로 추렸고, 1차로 60인을 먼저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극적인 친일 행적이 드러났거나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한 인물들은 제외했다"며 "나머지 40인은 추후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비 후보자 명단에는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 권기옥, 소설가 전영택 등이 올라 있다.
60명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국가독립 22명 △국가발전(정치·경제) 14명 △교육학술 10명 △문화예술 6명 △국방안보 3명 △종교 5명 등이다. 나용환 3·1운동 민족대표(33인 중 1인),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 등 다양하게 포함됐다. 공적분야별로 출신 시·군, 성별 등을 두루 고려해 선정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김건백 평남 대표명예시장·군수는 "책 제목을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로 바꿨어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각계 훌륭한 분들이 평남 출신인 걸 알고 자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책은 16개 평남 시·군별로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서론에는 평남 연혁과 자연환경, 유물, 기질 등을 간략히 명시했으며, 각 시·군도 '우리 고향 평양시 소개'와 같은 소제목으로 유래·유적지 등을 펼쳐놨다. 문인이나 예술가들은 작품에 대한 설명도 함께 다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번외 인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윌리엄 해밀턴 쇼(William Hamilton Shaw) 대위도 실렸다. 선교사 아들로 평양에서 태어났으나 1941년 일본에 의해 추방당해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우 지사는 "한 분 한 분이 민족·국가 지도자였고, 자신과 가족 안위보다 나라를 먼저 사랑하고 헌신한 분들이었다"며 "이들의 자랑스러운 일대기를 한데 묶어 모으니 그것이 곧 우리 근·현대사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