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동산 정책포럼] 신동우 교수 "주택 노후화는 인구 고령화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

2021-06-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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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공동주택 오는 2030년 643만 가구 추산, 전체 1%만이 노후화 대책 있는 셈

폐쇄적인 리모델링 논의구조 개방화...노후화 개선 위한 종합 대책 마련해야

신동우 아주대학교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된 ‘2021 부동산 정책포럼: 고개 드는 리모델링 시장,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논의’에서 '고령화보다 심각한 공동주택의 노후화와 그 해법'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990년대 탄생한 높은 용적률의 공동주택을 수명연장하는 방법은 리모델링밖에 없다. 정부도 부동산 정책을 통해 공동주택을 주도적으로 공급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노후 공동주택의 리모델링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개최된 ‘2021 부동산 정책포럼: 고개 드는 리모델링 시장,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논의’에서 신동우 아주대학교 명예교수는 "인구와 주택의 고령화 문제는 둘 다 예견된 문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정부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주택 고령화를 해결할 리모델링 대안은 논의 대상조차 안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주택 노후화에 따른 안전 문제, 도시 슬럼화, 주거환경 열악 등 산적한 문제가 많은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제대로 된 대응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1980년부터 2018년까지 공급된 공동주택은 1975만 가구로, 이 가운데 25년이 경과한 노후 아파트는 2020년 265만 가구로 추정된다. 노후 공동주택은 2025년에는 456만 가구, 2030년에는 643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현재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 단지는 78개 단지로 5만6000가구에 불과하다. 4년 뒤인 2025년 노후화 단지 기준으로 보면 전체 가구의 1.2%만이 주택 노후화 대책을 '준비 중'인 셈이다. 

신 교수는 "1기 신도시를 비롯해 1990년대부터 본격 공급되기 시작한 높은 용적률의 아파트는 160만~400만 가구 정도로 추정되는데 건축물의 물리적인 노후화 문제와 함께 경제성장에 따른 심미적인 만족도, 도시 인프라, 주차 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리모델링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노후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팔고 이주를 하는 것'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 광범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상당히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리모델링이 활성화되지 않는 원인에 대해 △복잡한 법적 규제 △리스크가 큰 수직 증축의 구조안전성 등 두 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리모델링과 관련된 단계별 장애 요인을 분석했더니 구조적 안전성, 가구수 증가, 세금 및 금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절차적 문제가 많았다"면서 "신축 아파트에 준하는 성능기준 및 심의절차, 주택법과 다른 법령들의 충돌 등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 프로세스 측면에서 봐도 1차 구조안전성 부분에서 통과를 받아도 사업승인까지 너무 긴 시간이 소요돼 사업을 진행하는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면서 "만약 사업심의 절차를 진행하는 데 5년이 걸렸는데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주민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들인 시간, 비용, 노력, 심리적 고통 등이 매우 커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는데 1차 구조안전 후 사업승인이 난 단지가 송파구 성지아파트 단 1곳이라는 점만 봐도 제도 자체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현재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추진 중인 13개 단지 중에서 1개 단지만 사업 승인이 났고, 남은 12개 단지 가운데 6개 단지는 수평증축으로 선회했다"면서 "정부가 차라리 수직증축은 안 된다고 하면 시장과 산업이 그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찾겠지만 제도적 변화도, 논의도 없이 시간만 보내면서 실제 노후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상실감만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 봐도 수직증축은 도박이 아니라 공학이다. 리모델링은 건축문화와 구조공학의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연구가 논의를 처음 시작한 2010년대보다 오히려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모델링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산업이 앞으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어떻게(HOW)'를 고민했는데, 첫 연구 착수 후 6년이 지난 지금은 '사업 장애 극복(WHAT)' 방법을 발굴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모델링 대상 노후 아파트의 증가, 노후 아파트의 시대적 변화를 감안할 때 리모델링에 관한 사회적 연구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그는 "한국의 독특한 아파트 주거문화, 그로 인해 발달한 아파트 건축문화를 기술화하면 베트남 등 이제 막 아파트 문화가 시작된 동남아 국가에 얼마든지 기술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라도 폐쇄적인 리모델링 논의 구조를 개방적으로 바꾸고 관련 단체, 협회, 학회와 산업 발전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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