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등 대어급 공모주가 출격을 앞뒀지만 관련주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상장 기대감으로 크게 오른 장외가격을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외가가 희망 공모가를 웃도는 수준이어서, 상장 후 애드업(Add-Up)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의 관련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대부분 약세로 장을 마쳤다. 크래프톤의 지분 1.08%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넵튠'은 전 거래일보다 0.96%(250원) 내린 2만5900원에 장 마감했다.
크래프톤의 창업투자사 주가도 대체로 약세였다. 아주IB투자는 전일보다 0.27%(20원) 내린 7410원에, TS인베스트먼트는 같은 기간 0.58%(25원) 내린 4265원에 마감했다. 대성창투만 홀로 0.11% 올랐다.
크래프톤은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상장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주간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쳐 14~1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이어 다음달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이 가시화되는 시점에도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자, 장외주식 가격이 이미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25분 기준 크래프톤의 주당 가격은 64만5000원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45만8000원~55만7000원) 상단을 크게 웃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장이 가시화하기 전, 관련 종목이 알려지기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상장 관련 타임 테이블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이에 따라 장외가가 높게 형성됐다면, 관련 종목 주가도 이 부분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크래프톤 연관주들의 가격은 크래프톤이 Pre-IPO(수년 내 증시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상장전 투자 유치 단계)에 나선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크게 올랐다. 지난해 3월 종가 기준 4400원에 불과했던 넵튠은 같은 해 8월 1만32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6월 현재 2만6150원(변동 가능)을 기록 중이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공모가가 장외가보다 높다고 해도 관련주에 애드업되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공모가가 장외가를 밑도는 수준이라면 관련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총액 2조짜리 기업이 크래프톤 1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후 가격이 두 배가 된다 해도 애드업은 시총의 5%(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17일 국내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점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72포인트(0.42%) 내린 3264.96포인트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