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는 17, 18일 양일간 기명식 보통주 130만주에 대한 구주주의 청약을 진행한다. 실권주가 발생한다면 22, 23일 일반공모청약이 진행된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을 통해 일반공모청약이 가능하며, 잔액이 발생할 경우 주관사인 KB증권과 대신증권에서 인수하게 된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연구개발(R&D)·생산 전문 ODM 기업으로, 매출의 98%가 ODM에서 나오고 있다.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이란 주문자 개발 생산 방식으로,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인 OEM보다 사업지배력·지속성 그리고 시장장악력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829억원, 영업이익 666억원을 기록했지만 주주들에게 떨어지는 몫은 없었다.
446억원의 무형자산손상차손과 200억원의 이자비용이 발목을 잡으며 적자로 전환, 2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무형자산 손상은 미국 법인과 관련된 영업권에서 발생했다. 코스맥스는 2017년 미국에 위치한 '코스맥스웨스트'와 '누월드(NU-WORLD)'를 각각 167억원과 543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을 인식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에 따른 사업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미국 법인의 어려움은 현지 법인에 자금을 지원한 국내 법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맥스는 별도 기준으로 △미국 법인 대여금에 대한 대손상각비 436억원 △미수금에 대한 대손상각비 106억원 △투자자산 손상차손 124억원을 인식했다. 국내 본사가 대여 형식으로 미국에 투자한 금액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중국 법인의 이익으로도 미국 법인의 손실을 감당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스맥스USA, 코스맥스 웨스트, 누월드는 합산 14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법인이 기록한 245억원 순이익보다 5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코스맥스 미국 법인은 중국 법인이 이 기간 기록한 95억원의 당기순이익보다 큰 1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들의 손실은 펀더멘털 문제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업의 근간 자체를 주목했다. 코스맥스USA에 대해 대표주관사 KB증권은 "2021년 1분기 말 현재까지 영업 환경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면서 "대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집행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규모만큼 매출처 확보를 하지 못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색조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수한 누월드에 대해선 "미국 내 온라인 유통 확대로 코스맥스의 기존 오프라인 매출처의 판매가 부진했다"면서 "두 법인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손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생산설비 확보 및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시장에 진입했으나 영업 정상화에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사이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 의존도는 51.5%에 이른다. 총자산의 절반 이상을 이자가 발생하는 빚을 내며 샀다는 의미다. 총 차입금 의존도는 통상적으로 30%를 기준으로 높고 낮음을 평가한다.
△운전자본 증가 △국내 공장 증축과 평택 물류센터 설립, 중국 색조 공장 설립 등 설비투자 △미국법인 누월드 인수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6년 말 1796억원에서 2020년 말 5077억원으로 불어났다.
게다가 단기차입금 비중이 74%에 달해 차입금 차환에도 부담이 있다. 1년 내 차환 또는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약 4500억원에 이른다는 의미다. 다만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재무구조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안정성과 관련한 주요 재무비율이 경쟁사와 업종 평균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열위한 상황"이라면서 "공모자금이 성공적으로 유입된다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시장과 영업환경 변화로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차입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재무안정성 역시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