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플랫폼 '로톡'을 서비스하는 로앤컴퍼니의 정재성 공동창업자(부대표)는 1일 서초구 로앤컴퍼니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담담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결정을 비판했다. 최근 변협은 소속 변호사가 로톡을 포함한 법률 플랫폼에 광고를 내는 것을 금지하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지난주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회원 탈퇴 절차까지 안내하는 등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로톡은 실무경력 10년 이하의 청년 변호사가 전체 가입자의 79%에 달한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41세, 평균 연차는 9년으로 젊은 변호사가 많다. 청년 변호사 중 로톡의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70% 이상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이 99만원 이하의 소액 온라인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다.
정 부대표는 “로스쿨 출범 이후 청년 변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는데, 불법 법조 브로커를 통하지 않으면 의뢰인을 만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연차 높은 변호사가 이미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대형 로펌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사건을 수임할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의뢰인 입장에서도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에서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없으므로 누가 어떤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접근하지만, 한계가 많다. 로톡은 이런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로톡을 사용하려고 하는 변호사들도 광고 허용에 관한 유권 해석을 요청해왔다. 변협은 이미 8차례에 걸쳐 '로톡의 광고는 허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변협과 법률 플랫폼 스타트업들과의 갈등이 오히려 로톡의 급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2014년 서비스를 공식 시작한 로톡은 지난 3월 기준 누적 법률 상담 건수가 48만건에 달한다. 로톡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5월 기준 2000명이었던 변호사 회원은 1년 만에 4000명 규모로 늘었다. 플랫폼을 활용하는 변호사가 많아지면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결국에는 변호사 업계 전체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정 부대표는 “변협은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변호사 공급 증가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데, 플랫폼까지 등장해 더 힘들어진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로스쿨을 앞서 도입했던 미국과 일본에서는 리걸테크 관련 기업이 등장하면서 법률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은 변화가 느린 편에 속한다”며 “광고뿐만 아니라 전자계약, 사건 문서 관리, 판결 사례 검색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다. 변협은 무턱대고 플랫폼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법률 서비스 시장을 스타트업과 함께 키울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