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출간한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둘로 갈렸다. 강성 친문 인사들은 당이 관여할 바 아니라며 조 전 장관이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을 옹호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조국 사태'가 재소환될 경우,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조 전 장관이 회고록을 출간하면서 일각에서 민주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당이 대신 나서서 사과한다는 것은 사과 주체로서 적절하냐는 고민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담담하게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보도되지 않았던 이면의 사실들을 책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접 경험한 일도 시간이 많이 흐르면 희미해져서 부정확한 기억이 되기 쉽기 때문에 역사적 기록으로 그때 있었던 사건 이면의 내용을 기록해 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조국 백서' 제작 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이어 김 의원은 "민주당이 바뀌어야 하는 쇄신의 지점을 '조국 사건'에 놓는 건 맞지 않다. 민주당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어떻게 쇄신할지 (고민하고), 민생과 관련된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신경민 전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조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과 관련해 "걱정하고 우려하고, 하여튼 불편한 얘기들이 굉장히 많다"며 당내 뒹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신 전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지금 당내에서 두 가지를 놓고 지적이 일고 있다"며 "첫 번째 질문은 '꼭 책을 내야만 했느냐'이고, 두 번째 질문은 '왜 지금이냐'는 거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장관 입장에서는 물론 억울한 대목도 있고 윤 전 총장에게 매우 유감스러운 일들이 많을 테니 이야기를 하고 싶겠지만, 이렇게 되면 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 전 의원은 "지금 재판이 계류 중이고, 재판이 부인 것까지 하면 1~2건이 아니고 굉장히 복잡하게 법률적으로 얽혀 있어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판인데, 재판 중에 법정에서 변호인을 통해서 해야 할 얘기를 본인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얘기하면서 책으로 이렇게 써야 될 만큼 뭔 긴박한 일이 있었느냐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