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은 31일 공고를 내고 자국 은행과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준율을 현행 5%서 2%포인트 올린 7%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지준율은 6월 15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지나친 외환 투기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안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중국 수출업자의 수익을 압박하자 인민은행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다.
지급준비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의 적립 비율을 뜻한다. 기준금리와 더불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주요 수단이다. 지준율을 올리면 통화량이 감소하고 낮추면 늘어난다. 외화 지준율로는 중국 내 유통되는 달러 유통량을 조절할 수 있다.
중국 차이신은 지난 4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 금융 기관에 예치된 외화 예금이 1조 달러(약 1108조원)에 달한다면서 지준율이 2%포인트 높아지면 200억 달러 자금이 회수돼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은행 외환관리국 사장(국장)을 지낸 중국은행 관타오(管濤)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과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은 이번 외화 지준율 인상으로 ‘위안화의 너무 빠른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반드시 개입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개입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단 개입하면 과감하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7년 4%에서 5%로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이번 조치가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인상 폭도 2%포인트로 컸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번에 급속한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