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우유업체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넘어간다.
잇단 구설에 휘말리며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겪은 홍원식 전 회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유산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가 불매운동과 고발사태까지 빚으며 국민 밉상이 됐다.
이후 표절 시비와 오너 일가 비리 의혹까지 터지며 2013년 대리점에 제품을 밀어내는 등 갑질을 한 여파가 상당했다. 결국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각하면서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남양유업 떠난 자리, 새 주인은 누구?
남양유업이 ‘불가리스 사태’로 거센 역풍을 맞아 지분 매각까지 치르게 됐지만 업계 2위 자리를 제2의 업체가 꿰찰지는 미지수다.
불가리스 사태로 동종업계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지만 업체가 사라지지 않는 만큼 하루 아침에 순위 반전이 이뤄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매일유업·CJ제일제당·동원F&B·빙그레·hy·롯데푸드·풀무원다논 등은 자사 발효유에 유산균을 추가해 기능성을 확대하는 등 발효유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일유업은 ‘매일 바이오 토핑요거트’ 2종을 출시하며 플립형 요거트 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유산균 전문 브랜드 ‘BYO(바이오)’ 강화에 나섰고, 동원F&B도 요거트에 다양한 토핑을 곁들인 ‘덴마크 요거밀’ 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빙그레와 hy(옛 한국야쿠르트), 롯데푸드 등도 요구르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업계에선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2분기부터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매일유업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불가리스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남양유업은 1위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란 평가다.
매일유업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3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일유업이 지난 2018년 말 론칭한 성인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셀렉스'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불가리스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